KT의 통신부문 부진이 심상치 않다. 비통신 계열사 연결 실적 덕에 외형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무선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지속되는 가입자 순감세도 반전의 기미가 없다. 일선 유통망에서는 대리점들의 KT 이탈이 이어지면서 유통 경쟁력도 떨어졌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일 KT는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5조7천346억원, 영업이익 3천78억원, 당기순이익 1천3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3%, 순이익은 6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2.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증가는 비통신 부문에 힘입었다. KT스카이라이프, BC카드, KT렌탈 등 연결회사의 기여분은 1천608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무려 52.5%를 차지한다.

 

뒤집어 말하면 통신부문 실적이 그만큼 고전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부터 핵심사업인 유무선 통신사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통신 부문 선전에 마냥 기뻐하긴 어렵다.

 

실제로 KT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4조1천513억원, 영업이익 1천470억원, 당기순이익 405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 16%, 영업이익 32.8%, 순이익 84.6%가 각각 하락한 것이다.

 


■유무선 모두 부진…단독 영업정지 여파?

KT는 3분기 유무선 분야 모두 매출이 줄어들었다. 특히 무선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 규제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30일부터 일주일간 지속된 단독 영업정지 탓이다.

 

KT의 무선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한 1조7천138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영업정지로 인한 가입자 감소 및 접속매출 감소로 무선수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KT가 3분기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KT 별도기준)은 총 6천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전 분기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선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1조4천624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KT는 초고속인터넷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현재 약 2천767만명의 올(All)-IP 가입자 규모를 확대, 유선분야 매출 하락세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만 52만명 이탈…유통망 약화 우려

 

가입자 이탈도 고민거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자료에 따르면 KT는 올해 들어 총 51만9천596명의 고객이 경쟁사로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월별로 살펴보면, 경쟁사가 순차 영업정지에 들어갔던 지난 1, 2월만 제외하고 8개월째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 10월은 총 2만8천683명 순감을 기록, 지난 3월 이후 가장 적은 수의 고객이 이탈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문제는 KT가 적지 않은 금액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T는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의 과다 보조금 제재 당시 과열 주도 사업자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1~5월까지 시장점유율이 3사 중 유일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LTE 서비스가 늦은데 따른 브랜드 약화와 일선 소매 유통망 붕괴가 큰 타격이 됐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올해 KT 번호이동 증감추이. 3월 이후 고객이 순증한 적이 없다.<자료=KTOA>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의 대리점 유통망 가운데 중대형 대리점들이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며 “심각성을 인지한 KT가 지난 9월부터 정말 놓치면 안 되는 대형 대리점 등을 중심으로 본사 인력, 인센티브 제도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반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도 “최근 KT의 소매 대리점 일부가 LG유플러스나 SK텔레콤 등 경쟁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선 유통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이를 만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광대역 LTE 서비스로 차별화 꾀해...

 

그렇다고 솟아 날 구멍이 없는 것은 아니다. KT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 차별화된 콘텐츠와 데이터 상품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해 가입자와 매출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KT의 LTE 가입자는 682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41.8%에 달한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1천106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67.7%다. 무선부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1천332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3만1천615원과 비교하면 0.9% 줄었지만 전년 동기 2만9천970원과 비교하면 4.5% 늘어난 수치다.

 

김범준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KT는 광대역 LTE를 통해 모든 LTE 고객에게 2배 빠른 속도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며 빠르게 가입자 시장을 회복하고 있다”며 “LTE 시대 최고의 광대역 네트워크를 통해 가상재화 수요를 확대하고, 시공간 제약 없이 안정적으로 유통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y 100명 2013. 11. 2.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