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1일 KT 사무실과 임직원들 집 등 8곳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2일 KT 본사 등 16곳을 압수수색한 지 열흘 만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이 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임원 사무실이 주요 ‘타깃’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이 기존 수사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2차 압수수색을 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 수사를 확대하려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KT 추가 압수수색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쯤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집행됐다. ‘심야 압수수색’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KT가 수사에 비협조적이었고 정황상 증거 인멸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심야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KT 분당·서초·광화문 사옥과 임직원 집 등 8곳에서 이뤄졌다. 이 중에는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일영 그룹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과 김홍진 글로벌&엔터프라이즈 부문장(사장)이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KT 계열사 주식 매입·인수 과정 등과 관련된 자료와 회계장부, 내부 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했다.

이날 검찰이 2차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수사 진척이 기대에 못 미치자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검찰이 기존에 확보한 수사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를 추가로 밝혀내 2차 압수수색을 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 소환에 앞서 측근 등 주변을 압박해 혐의 자백을 이끌어 내려는 검찰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KT가 콘텐츠 회사인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60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참여연대 등은 이달 초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에게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재차 고발장을 냈다.

이 회장은 KT가 르완다 정부와 함께 지난달 28∼31일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개최한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달 26일 출국했다. 이 회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by 100명 2013. 11. 2.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