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5도 지역의 통신장애 현상이 잦아 군부대의 작전은 물론 주민 생활에 차질과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옹진군에 따르면 KT의 마이크로 웨이브 통신망(극초단파 무선통신망)을 사용하는 서해 5도 지역은 안개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연평균 135시간의 통신장애가 일어난다.

백령도, 덕적도, 대청도, 대부도는 휴대전화, 일반전화, 인터넷, 금융망 등의 통신장애가 심각하다.

이들 지역에서는 2010년부터 지난 10월까지 총 163회의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시간으로는 무선통신망이 1천24시간 '먹통'현상을 보였다.

백령도, 영흥도, 소연평도, 소청도 지역의 회선도 같은 기간 131회의 장애로 768시간 통신이 두절됐다.

서해 도서 전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00차례나 동시장애가 발생해 540시간 휴대전화, 인터넷 등 무선통신망이 모두 두절되기도 했다. 통신장애는 주로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7∼8월에 집중됐다. 2010년 7월 17∼22일과 2012년 7월 23∼24일에는 7일과 2일씩 통신이 끊겼다.

KT 무선통신망이 끊어지면 위성통신으로 자동전환되지만 위성마저 끊어지는 경우가 연평균 20회 가량 된다. 위성통신이 끊기면 금융전산망인 농협이나 군부대 통신망까지 끊어진다.

백령도 군 통신망은 최근 10년간 해무·낙뢰 등으로 모두 708회나 두절됐다. 해무가 낀 날 군부대의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령·대청면사무소는 물론 농협과 우체국 등에서의 각종 서류 발급이나 공과금 납부 등 민원업무 처리도 지연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 내륙과 서해 5도를 연결하는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은 보통 50㎞가 한계 거리"라며 "덕적도와 대청도 사이 거리가 140㎞ 정도인데 중간에 섬이 없다 보니 중계기를 설치할 수 없어 안개가 짙으면 장애가 발생한다"는게 KT 측의 설명이다.

백령도에는 KT 일반전화 회선이 24개 있지만 주민들에게는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고, 섬지역 환자 진료에 쓰이는 원격화상진료시스템도 진료 도중 중단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옹진군은 지난 2010년부터 중앙정부에 통신망 장애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해 5도 지역에 해저케이블을 설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630억원의 예산 확보가 걸림돌이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통합방위협의회를 통해 중앙정부에 건의했지만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 주민불편도 문제이지만 군부대 작전 등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며 "해저케이블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4. 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