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3일 이사회를 통해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과 하루전만 해도 배임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던 그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전격 사퇴한 것이 석연치 않아서다.

때문에 벌써부터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에서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고 이에 이 회장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귀국한 2일 저녁부터 이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KT 주요 임원진을 소환하면서 전방위 압박에 나선 상태였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이 회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초에는 전국언론노조와 함께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면서 감정가의 75%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에 최대 869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재차 고발장을 냈다.

특히 검찰은 이 회장이 이들 주요 임원들의 연봉을 과거보다 3∼4배 인상하면서, 그 댓가로 상당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온 혐의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마지막까지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 나의 연봉도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라며 밝힌 것도 검찰수사의 불만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최근 국정감사에선 무궁화 위성 매각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KT가 2010년~2011년 무궁화 위성 2호와 3호를 투자 금액의 1% 수준에 불과한 헐값 45억 원을 받고 홍콩 위성 서비스 전문기업인 ABS에 매각했다며 ‘국부 유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다음주 청문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KT는 이 회장의 사퇴와 관련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권 교체와 함께 최고경영자가 교체됐다며 침통한 표정이다. 실제 이 회장에 앞서 KT를 이끌었던 남중수 전 사장도 검찰 수사로 2008년 재임 당시 중도 하차한 바 있다.

by 100명 2013. 11. 4.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