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본사 압수수색이 시작된지 13일 만인 3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스포츠서울닷컴DB
이석채 KT 회장이 본사 압수수색이 시작된지 13일 만인 3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 | 황원영 기자] KT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지 13일 만인 3일 오후 이석채 회장이 이사회에 사임의사를 전달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최근 일련의 사태가 발생되면서 KT 임직원들에게 많은 고통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전 임직원 대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서 이 회장은 지난 4년 동안 KT가 투명하고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임직원과 함께 추진해왔고, 그 결과 재벌이 아닌 기업도 치열한 전장에서 당당히 겨뤄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우뚝 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IT시스템의 혁신이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글로벌 사업의 기반을 닦던 때에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돼 회장으로서 참담한 마음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고 후임 CEO가 개선된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회사 발전에 필요한 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이 회장은 그동안 현재 우리의 사업과 인력구조로는 IT컨버전스 위주로 변화된 환경과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경쟁사 대비 1조5000억원 이상 인건비가 소요되고 있어 더 많은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인건비 격차를 1조까지 줄인다는 근원적인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T의 발전을 위해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다면 자신의 급여와 장기성과급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의혹들에서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내 급여와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급도 한 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KT 이사회는 이 회장의 구체적인 퇴임일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퇴임일자가 결정되면 퇴임일자 기준 2주 내 사외이사 7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신임 회장을 의결하며 최종 선정된 후보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확정된다.

 

이 회장은 2009년 1월 민영 KT 4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직후 KT와 KTF 합병을 성사시켰으며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전 정권 인물들이 임원이나 자문역 등으로 기용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며 참여연대가 고발한 부동산 매각과 자회사 지분인수와 관련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지난달 말 KT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KT수사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by 100명 2013. 11. 4. 0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