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35,200원 △150 0.43%) 회장이 결국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08년 남중수 전 사장이 검찰 수사 중 사퇴한 데 이어 KT는 수장이 연이어 중도 사퇴를 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석채 회장은 이 회장은 1968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7회)를 거쳐 5공화국 시절부터 주목을 받은 경제 관료다. 5공화국 시절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만 40세가 되기 전 청와대 부이사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노태우 집권 당시에도 경제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한 엘리트로 분류된다.

그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막강 실세로 통했다. 정통부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하며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 이후 야인 생활을 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8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연관기사
  • 지난 2009년 1월 남중수 전 KT 사장이 구속되자 이 회장은 후임으로 선임됐다. 그는 취임 후 자회사였던 KTF와의 합병을 추진했고, KT를 회장 중심의 사업별독립경영(CIC) 체제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직함을 대표이사 사장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격시켰다.

그러나 재임기간 KT에 ‘낙하산 인사’가 많이 들어왔다는 점,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적지않은 직원들이 자살한 것 등은 끊이지 않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시작 등 이동통신 시장의 지각 변동기에 3대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거론된다.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실적을 보면 SK텔레콤(233,500원 △6,500 2.86%)과 LG유플러스(12,000원 ▽150 -1.23%)(U+)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와 2.1% 늘었다. 그러나 KT는 7.3% 마이너스 성장을 거뒀다.

이번 검찰 조사 당시 아프리카로 출국한 것을 두고 문민정부 정통부 장관 시절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체류했던 사실을 떠올리는 이도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기업 등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청문심사 배점방식을 변경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미국에서 3년간 체류하다 2001년 3월 자진귀국 형식으로 돌아와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을 거쳐 2006년 2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한보그룹 불법대출 연루 의혹도 받았지만 이 회장은 최근 르완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그때 언론이)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언론을 성토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내정됐던 그는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으나 올해 2월과 10월 참여연대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수사 대상이 됐다.

by 100명 2013. 11. 4.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