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카리스마로 KT를 휘어잡았던 이석채 회장 시대가 이달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까지만 해도 “후임 CEO가 선출될 때까지 중요 의사 결정 등 업무는 지속하게될 것”이라던 이 회장이 4일 오후 늦게 돌연 휴가를 신청,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CEO리스크를 감내하고 있는 KT의 후임 CEO 선출에도 어느 정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빠르면 다음 주 초쯤 이사회가 열리고 후임 CEO가 결정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연내에 후임 CEO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이석채 KT 회장.ⓒKT
5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주 초쯤인 11일이나 12일 쯤 긴급 이사회가 열리고 이 자리에서 이석채 회장의 퇴임 시기와 후임 CEO 선출 방안 등이 논의된다.

또 다른 KT 관계자 역시 “현재 이사회에서 회장 사퇴 건과 후임 CEO 등의 건에 대한 결정을 다음 주 월요일(11일)이나 화요일(12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날 모든게 결정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 이사회 멤버들은 현재 위기를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후임 CEO를 빨리 확정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의 휴가는 경영 공백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키우는 만큼, 이사회의 움직이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KT 한 관계자는 “어제 늦은 오후 이 회장이 갑자기 휴가를 냈다”며 “(휴가 기간이)언제까지인지는 파악을 못했지만, 잠시 머리를 식히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업무를 손에서 놓은 것은 아닌 만큼 모든게 결정되기 전까지 중요 업무는 지속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사회 결정이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만큼 이 회장이 중심의 KT 시대는 사실상 이달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도 KT 성남 분당 사옥ⓒ연합뉴스
▲KT 차기 CEO 적격자는 누구?
벌써부터 KT를 이끌 새로운 CEO 후보자로 다양한 인물들의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그럴싸한 명분을 붙여가며 실명이 나돌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르다는 것이 중론.

업계 분위기는 대체로 친박 출신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는 현실론과 IT업계 관계자가 와야 한다는 전문가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중, 친박계 정치권 출신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KT CEO 자리가 정치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이 주요 근거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박근혜 캠프의 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 중 IT전자 쪽 인물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거듭 지적되고 있는 보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폐해와 문제들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만큼 친박계보다는 IT 전문경영인 쪽으로 눈을 돌리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문가 그룹에서는 삼성 출신의 전문경인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KT 내부 출신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관계자들도 많다. KT가 성장정체 등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고려, IT업계를 잘 아는 사람이 와야 한다는 요구다. 이 경우내부 승진보다는 전 사장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IT쪽 정부 출신의 고위급 인사들도 한 몫하고 있다. 현재는 KT 출신 사장과 정통부 출신의 고위급 인사, 친박 출신의 삼성쪽 인물로 함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임 CEO는 언제쯤 윤곽 드러낼까?
절차 상 늦어도 12월 안에는 공식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것이 KT CEO 선출 절차다. 우선, 이사회 소집을 통해 이 회장의 퇴임절차를 정하고, 퇴임일자 기준 2주 이내에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규를 밟게된다.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7인 전원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진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응한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학 석좌교수와 이춘호 EBS 이사장,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차상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표현명 KT 사장과 김일영 KT 사장 등 중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 회장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이어 선정된 후보를 주총 결의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이사회가 빠른 결정을 내리게 될 만큼, 이달 안에는 모든게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by 100명 2013. 11. 5.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