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새노조·시민사회 “각종 불법·비리 의혹 당사자”
공동성명 “노동탄압 등 혐의 철저히 수사해야”

배임 혐의 등 검찰 수사로 인한 여파로 KT 이석채 회장이 3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동시민사회는 냉담하다. 이석채 회장은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가지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겠다”고 단서를 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KT 노동탄압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KT새노조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4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석채 회장의 즉각사퇴와 이석채 회장에 대한 각종 불법·비리·노동탄압 혐의 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그 동안 도시철도 스마트몰 사업과 관련한 각종 의혹, 제주 7대 경관 선정 관련 가짜 국제전화 사건 등을 계기로 지금껏 시종일관 이석채 회장의 잘못된 경영행태와 불법, 비리혐의에 대해 감시, 대응해 온 우리는 뒤늦게나마 이석채 회장이 사퇴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며 이를 환영한다”며 “거듭 비리의혹이 제기되어 검찰수사가 확대되고, 국회에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는 와중에도 르완다로 출국하여 ‘지구의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후안무치한 태도로 버티던 그가 결국 물러난 것”이라며 밝혔다.

 하지만 이석채 회장의 사퇴의 변과 관련 “우리는 다시 한 번 이석채 회장에게 분노를 감출 수가 없고, 그의 최측근과 지인들로만 구성된 이사회가 주도하게 될 차기 CEO 선출을 포함한 kt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새삼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 kt에 쏟아지는 비판은 이석채 회장이 경영에 실패한 때문이 아니라, 그가 경영과 관련된 각종 불법, 비리 의혹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며 “게다가 국자전략물자인 인공위성을 정부조차 모르게, 불법으로, 또 헐값에 해외 매각하는 등 그의 경영행태는 도무지 비리가 아니라면 설명조차 불가능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면서 “그런데도 이런 국민적 의혹에 대해 어떤 해명도 없이 마치 자신이 정치적 외압에 의한 희생자이고 회사를 사랑해서 떠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석채 씨의 사퇴와 무관하게 검찰이 고발된 배임혐의는 물론 인공위성 헐값매각, 비자금 조성 등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특히 전 국민은 물론 kt 직원들로부터도 엄청난 불신을 받고 있는 이석채 씨 가 ‘뒤처리’ 운운하며 후임 CEO 선출까지 회사 경영을 한다면, 이는 kt를 두 번 죽이는 꼴이 되는 만큼, 이석채 씨는 즉각 사퇴해야 하며, 아울러 검찰도 즉시 이석채 씨를 소환하고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이석채 회장이 사퇴의 변을 통해 “임원의 수를 20% 줄이고, 그간 문제가 제기된 고문과 자문위원 제도도 올해 내에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우리는 지금껏 이석채 회장이 개인의 자리 유지를 위해 무분별하게 낙하산을 끌어들여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었다고 수도 없이 지적했지만 그때 마다 이석채 씨는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주장해왔다”며 “우리는 고문·자문 등 이석채의 낙하산 울타리들은 물론, 회사 경영에 깊숙이 들어와서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권력층의 줄대기 인사 등은 차제에 함께 퇴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현 이사회의 책임도 지적했다.

 이들은 “CEO를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 데 대한 책임이 너무도 막중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사진 모두에게 깊은 반성을 요구하며, 당장 모든 이사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최소한 사내이사들은 이석채와 함께 더 이상 이사의 자격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회장 추천위원회부터 국민들로부터 신망받는 인사들로 재구성해서 사실상의 국민기업의 성격을 띠고 있는 kt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새 회장이 선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이석채 KT회장 체제 이후 사망한 KT 노동자 211명 중 자살자만 26명에 달한다. 지난 5월에는 KT 전남본부 광양지사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KT 사측의 노조활동 개입과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폭로되기도 했다.

by 100명 2013. 11. 6.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