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CEO(최고경영자) 교체 이후, 이동통신 경쟁력 회복이 가장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2년여 가까이 이동통신 가입자가 50만 가까이 이탈하면서, 영업망이 와해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기 때문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을 전환점으로 KT 주력사업인 이동통신분야에서 가입자 이탈과 수익성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 CEO 교체 이후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KT는 지난 2010년 이석채 회장 취임 초기에는 국내 최초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한해동안 가입자수가 100만명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아이폰 혁신과 함께 2011년 KT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1666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가입자수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다.

경쟁사에 비해 LTE 상용화가 6개월 가량 늦어지면서 2012년부터는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 올해 9월 현재 가입자수는 1632만명까지 떨어졌다. 지난 9월 광대역LTE주파수를 확보하며 일부 만회하고는 있지만, 매월 경쟁사들에 가입자들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LTE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약화되면서 무선수익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3분기의 경우,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KT만 무선분야 영업이익이 1조71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줄었다. 다급한 상황에서 데이터 2배 이벤트 등 무리한 마케팅으로,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 또한 직전분기보다 283원 줄어들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하고 IPTV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는 등 비통신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핵심 주력사업인 통신 분야는 지속적으로 가입자 기반이 약화되며, 회사의 지속성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 측근 최고위 임원들의 잇따른 정책 실패와 책임의식 부재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KT는 900㎒ 주파수 간섭 문제를 알면서도 할당받았고,

2G서비스 종료 과정에서도 잡음으로 인해 LTE 서비스가 늦어졌다. 무엇보다 무차별적인 낙하산고위직 영입으로 기존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것도 문제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데이터 2배' 이벤트는 가입자 증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평가다.

특히 유무선 영업을 총괄하는 서유열 커스터머(고객)부문 사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지병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부분 수장(T&C:텔레콤&컨버전스) 수장인 표현명 사장 역시 책임이 무겁다. 이석채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표 사장(이석채 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은 `포스트 이석채'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입자 50만명 이탈이 예상된다"면서 "매출 수천억원 이상 손실을 입힌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KT는 광대역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전시체제를 방불케하는 마케팅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CEO리스크'가 폭발하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무너진 KT조직을 추스르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by 100명 2013. 11. 7.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