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동통신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강력한 제재를 목적으로 이동통신사들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이석채 KT 회장의 사퇴로 업계 경쟁구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한풀 수그러들었습니다.

지난 주말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일평균 1만7천 건으로 보조금 경쟁이 달아올랐던 전주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불법 보조금을 조사중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통신3사는 시장 과열을 주도한 사업자로 꼽힐세라,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가 경쟁주도사업자로 판정될 것이라 관측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가입자가 계속 줄어든 반면 유플러스만 순증세를 이어왔다는 게 결국 보조금을 많이 풀었다는 증거 아니겠냐는 분석입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최근 보조금 경쟁은 KT가 촉발하고, SK텔레콤이 대응하면서 과열됐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방통위는 다음달 중순께 조사 결과를 밝힐 예정인데, 경쟁 주도 사업자에는 2주 이상의 영업정지를, 3사 모두에는 최대 1천700억원의 과징금을 물릴 예정이어서 통신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방통위 제재를 앞두고 이동통신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는 가운데 KT에는 유독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3분기 실적도 주춤했고, 이동통신시장에선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데 수장마저 갑작스레 사퇴하며 회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KT 직원들은 검찰 압수수색이 진행돼도 버텨낼 거라 기대했던 이 회장이 끝내 물러나게 되자 외압에 대한 두려움과 후임 CEO 인선에 대한 우려 등에 술렁이는 모습입니다.

KT 이사회는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주 회의를 열어 인선을 서두르기로 했고, 이르면 연내 새 CEO를 선임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구조조정은 물론 경영공백에 따른 사업 차질이 예상돼 직원들의 사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신업계는 이석채 회장의 사퇴가 3사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 중입니다.

그동안 KT가 낙하산 인사로 꼽히는 이석채 회장의 화려한 정치 덕에 수혜를 봤다고 지적해 온 경쟁사들은 새 수장 인선에 정권의 입김이 또 작용하느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LG유플러스 사이에서 `국민기업`으로 맞서온 KT.

정권만 바뀌었다 하면 CEO 리스크에 휘청거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후임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by 100명 2013. 11. 7. 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