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야심차게 진행해온 아프리카 진출 사업이 이석채 회장의 전격적인 사퇴 발표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르완다 정부와 함께 합작 법인(LTE 인프라)을 설립한 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도매 사업을 하기로 했다. 현재 이를 위해 르완다에서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KT는 현물 투자를 하는 대신 앞으로 25년간 MTN, 티고, 바르티 에어텔 등 르완다 이동통신회사들에 LTE 네트워크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이들은 2G·3G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이를 통해 네트워크 고도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란 과실을 노리고 있다. KT는 약간 특이한 형태이긴 하지만 통신 서비스 해외 진출 성공이라는 이득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케냐 등 다른 아프리카 지역 인근 국가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지난 10월 31일 아프리카에 머물던 이 회장을 직접 만나 르완다식 통신 서비스 사업을 케냐에서도 진행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도 선진국의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개발도상국 지원 모델이란 점에서 KT의 르완다 사업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사퇴의사를 밝힌 이 회장의 거취 문제로 인해 장애물이 발생했다. KT의 아프리카 진출은 ‘이석채 작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통신업계의 시각이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해외 진출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는데 르완다 사업은 이런 배경 아래 성사됐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이 회장의 색깔이 짙은 이 사업을 중시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통상 CEO 교체 이후 전임자의 업적을 그대로 이어받는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사업의 해외 진출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데 KT의 아프리카 진출은 잠재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라며 “하지만 CEO 교체 과정에서 해외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7.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