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에 따라 살이 찐다?"…세로토닌↑ → 지방↓<美연구보고서>

워싱턴=로이터/뉴시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같이 먹는데 왜 나만…살이 찌지?"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단서가 나왔다. '기분과 식욕 등과 관련된 뇌가 지방 축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미국 연구원들이 3일(현지시간) 밝혀냈다.

연구진들은 "음식을 얼마나 섭취하는지에 상관없이 항우울제에 사용되는 물질인 세로토닌이 신체 지방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UC 샌프란시스코의 카베 애쉬라피 연구원은 전화 인터뷰에서 "이것은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의학전문지 세포대사(Cell Metabolism)에 실린 이번 연구는 효능이 더 좋은 다이어트 신약 개발과 당뇨병과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애쉬라피 연구원은 "세로토닌은 신체가 과도한 칼로리를 태우거나 지방으로 축적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기생충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쉬라피 연구원은 "이 벌레들은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지만, 2만여 가지의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다"며 "하나하나 비교해보면, 50% 정도는 인간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방 축적과 신진대사 등 식욕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인간과 흡사하다"고 덧붙였다. 실험에서 이 작은 벌레는 식욕과 지방 축적 등의 신진대사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조작됐다.

애쉬라피 연구원은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지방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세포에서 이 같은 현상이 진행되는 메커니즘을 발견해내는 것이 실험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 '세로토닌 수준이 벌레의 식욕에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세로토닌은 벌레의 지방 축적 정도'에도 관여했다. 그리고 이 두 현상은 별개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애쉬라피 연구원은 "이 결과로 비만에 대한 치료법은 분명해졌지만, 운동과 다이어트가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세로토닌 수치를 올리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는 다이어트 약품인 '펜플루라민'은 심장판막증을 일으켜, 지난 1997년 시장에서 회수된 바 있다.

by 100명 2008. 6. 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