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030200) (32,800원▼ 400 -1.20%)(이하 KT)가 이석채 회장의 사의 표명 이후 연일 하락세다. 지난 1일만 해도 3만5200원이었던 주가는 일주일새 3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8일 기록한 장중 최저가는 3만1900원. 하락폭은 9.38%에 달했다.

통신사업자인 KT는 사실 사업 구조가 안정적인 편이다. 회장에 대한 배임 의혹과 검찰 수사, 자진 사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런데 왜 주가는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일까?

KT는 외국인, 기관 할 것 없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 4일부터 7일까지 외국인은 116만6000여주, 212억5000여주를 매도했다. 개인만이 주식을 331만여주 사들였을 뿐이다.

외국인, 기관이 모두 주식을 매도하는 이유는 이석채 회장의 고배당 약속과 관련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은 주당 2000원씩은 배당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KT는 2011년엔 2410원씩 배당했었고, 지난해와 올해도 주당 2000원씩 배당했다. 최소한 이 수준은 유지하겠다는 것이 현 경영진의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주당 2000원씩 배당하려면 총 5222억원이 필요하다"며 "올해 순이익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회장이 바뀌면 공격적인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KT가 올해 약 3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KT의 배당 규모는 절반 수준까지 적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규모가 주당 1000~1500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배당 축소는 불가피해보인다"며 "실제로 배당 규모가 1000~1500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면 주가는 3만원까지 밀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주가보다도 8% 가까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KT의 올해 성적이 SK텔레콤(017670) (227,000원▼ 3,500 -1.52%), LG유플러스(032640) (11,650원▼ 100 -0.85%)에 크게 밀렸다는 점에서 배당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이란 시나리오마저 나온다. 이 회장 선임 이전의 KT는 순이익의 절반 정도만 배당했었는데, 이 경우엔 배당이 주당 500~600원 수준까지 줄어들 여지마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T는 그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와중에 회장의 부양책만으로 버티던 측면이 강했다"며 "LTE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도 이 회장에 대해 등을 돌린 듯한 모습이다. 소액주주 35명은 이 회장 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측은 배당 축소 가능성에 대해 "회장이 사내 이메일을 통해 배당 축소를 경영 과제로 지목한 만큼 배당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면서도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by 100명 2013. 11. 10.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