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현장조사 팀장인 은수미 의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현장조사 팀장인 은수미 의원.

은수미 민주당 의원이 “노동자, 청년 알바들의 현실을 볼 때 정부가 (노동자들을) 연쇄살인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박근혜정부의 노동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현장조사 팀장인 은수미 의원은 8일 저녁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다큐 ‘산다’(감독 김미례) 시사회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산다’는 KT 해고노동자들의 애환과 노동 현실을 다룬 다큐로, 은 의원은 해당 다큐에 출연해 KT의 ‘노동자 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은 의원은 현 정부의 노동 정책과 관련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면서 (노동 관련) 구조의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그것을 깨는 개인의 행위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의원도 박근혜정부에 대해서 공포를 느낀다. 이명박 정부보다 심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은 의원은 “박근혜정부는 있는 노조마저 파괴하고 있다”면서 “무력감을 바이러스처럼 퍼뜨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동자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는데 정부는 방관하는 것을 넘어서 노조를 오히려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 은 의원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은 의원은 이 같은 ‘노동 탄압’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KT를 언급했다. 은 의원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들들 볶고 학살시키는 최악의 현장이 KT”라며 “IMF 이후 한국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는 매우 전형적인 곳”이라고 지적했다.

은 의원은 “2009년까지 10년 동안 2만 6555명이 KT에서 해고됐는데, KT 직원이 3만 명인데 10년 간 2만여 명이 해고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자료를 보니 사망자도 많았고 자살자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올해만 21명의 KT 직원이 사망했고 자살자만 8명에 이른다. 지난 2008년 이석채 KT 회장 취임 이후 이 같은 사망률은 과거보다 대폭 늘었다.  

은 의원은 “KT의 주주 60%는 외국인인데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이 되고 그 나머지를 가지고 노동자들에게 가장 후순위로 임금이 나갔다”며 “그러면서 KT는 정규직 상당수를 정리해고 해 신규 인원을 채용하든지, 나이가 들거나 민주주의를 외치는 저항적인 사람들을 부당인력퇴출 프로그램(C-player 프로그램)인 학대·해고 프로그램으로 계속 내보냈다”고 꼬집었다.

은 의원은 ‘그래도 정규직들은 사정이 낫지 않나’는 지적에 “이미 기업은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는 것을 넘어선 것 같다”며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하나의 사업장에 몰아넣고, 들들 볶아 이윤을 짜는 (KT의) 이 방식이 전형적인 방식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은 의원은 최근 을지로위원회가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한 사례를 언급하며 “눈 앞에서 노조 파괴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것을 봤다”면서 “지금도 노조 파괴가 KT처럼 (다른 기업에서도) 진행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은 의원은 “의원이 혼자 가서는 인천공항공사 내에서 (대책) 회의도 못했는데 그저께는 10명의 (을지로위원회) 의원들과 같이 가 (사측과) 대판 싸우기도 했다”며 “(노조 파괴 관련) 자료도 있고 녹취록도 있고 특별근로감독도 시켰는데 (노조 파괴 행위가) 스톱이 안 되고 있다. 무력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에 대해 은 의원은 “최악의 경우를 해결하면 대부분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최소한 그 상황을 멈추는 거라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다”면서 KT 등의 문제에 적극 대응할 입장을 밝혔다.

은 의원은 “지금은 정치와 정부에 책임을 묻고, 이 (노동 탄압) 구조를 바꾸는 것을 저 같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행정력만으로도 노조 조직률을 20~30%까지 높일 수 있다”면서 “이 구조를 지속적으로 바꾸려면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은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석채씨가 감옥 안팎을 넘나들고 있고 다음 회장이 올 때인 현재, KT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며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KT 민영화 당시 회사와 월스트리트가 제안한 민영화의 핑크빛에 (직원들이) 많이 동의했다고 본다. 경제기획원의 승인 없이는 책상 하나도 바꾸지 못했던 그동안의 관치가 너무 지긋지긋 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민영화가 되면 고용은 약간 불안해 지겠지만 임금은 오를 것이라는 기대, 상품을 많이 팔고 열심히 일하면 우리 모두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틀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KT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덜하고 임금을 올리는 것을 기대하겠지만, 지금 KT에 연대하는 (외부의) 많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할 것 같다”면서 “KT 노동자들이 (사익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통신비 인하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운동의 힘으로 우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by 100명 2013. 11. 10. 0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