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출신 7명 ‘경영전문가’ 앞세워 난립… 관료 H·K씨 회자
정권 눈 밖 ‘입방아’ 조심… “지금 이름 나오면 무조건 안돼”

 

▲삽화=장재혁 (미디어카툰 www.metoon.co.kr)    © it타임스
 
KT의 차기 CEO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권력의 눈 밖에 나지 않으려는 ‘일단 엎드려’ 기류가 완연해 시선을 모은다.

KT는 오는 12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석채 회장의 사퇴를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의결이 이뤄질 경우, 사퇴 이후 2주 안에 후임을 정할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어 추천위에서는 ‘공모를 거쳐 심사 후에 최종후보를 결정’할 것인지 또는 ‘추천위에서 후보를 물색해 최종후보를 결정’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에따라 KT안팎에서는 다양한 하마평이 나온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은 크게 경영전문가, 정치권, 관료, 전현직 KT임원 등으로 나뉜다. 이밖에 일부 ICT전문가 그룹에 속하는 인사들도 있지만, 하나같이 “내 뜻과는 무관”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전문가의 경우 대체로 ‘삼성출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관심이다. 삼성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줄잡아 7명이기 때문이다.

삼성에서 반도체 신화를 이룬 H(1)씨가 맨 앞에 서있다. 일각에서는 정권실세와 가까워 많은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하다고 전한다. 이어 KT임원을 거쳐 삼성으로 간 H(2)씨, 정무력이 뛰어나 정치권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H(3)씨도 짧지 않은 기간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함께 애니콜신화의 주인공 L씨, 삼성 최고위직을 지낸 Y씨, 삼성전자를 거쳐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J씨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J씨는 최근에 급부상한 후, 관료출신 인사와 함께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 인사 중에는 국회의장을 지낸 K씨와 전현직 국회의원 2~3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K씨의 경우 지난 3월 ‘이석채 퇴임설’이 나온 이후 최근까지 끊임없이 이름이 거론되고있다. 이석채 현 회장을 CEO로 선출했던 지난 2008년 KT CEO 선출 당시에도 K씨는 하마평에 올랐다.

전현직 의원들은 과거 KT를 비롯해 정보통신을 소관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을 지냈거나, 최근 유관업무를 맡았던 인사들이다.

관료 중에서 이름을 올린 인사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을 지낸 H씨와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K씨가 ‘유력’이라는 수식을 붙인 채 거론되고 있다. 특히 H씨는 KT에 관심을 많아, 지난 5월 이후 KT 부회장직을 노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씨의 경우 전현직 관료들의 지원 아래 지난 4월 이후 사무실을 차리고 KT행을 위해 꾸준히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KT 관련인사들과 거리를 두면서, 인사와 관련해 부정적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현직 KT임원으로는 현직 사장인 P씨와 전직 사장인 L·C씨 등이 거론된다. P씨의 경우 통신사업의 주력인 무선부문을 책임지면서 ‘포스트 이석채’로 잠깐 거론된 적도 있다.

L씨는 ‘KT출신이 CEO로 오길 바라는’ KT임직원들의 우호적 정서가 외부에 회자되면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C씨는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후보군으로 거명됐다. 최근 현 사외이사들과 만나면서 ‘CEO로 가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시선을 받고있다는 전언이다.

이석채 회장과 KT에 대한 검찰수사가 표면화된 후 본격화된 하마평 속에서, 정작 당사자들은 최근들어 납작 엎드린 형국이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이른바 ‘일단 엎드려’ 기류는 ‘KT CEO선출은 사실상 정권의 낙점’이 전제돼야 한다는 정서에서 비롯된다. 차기 KT CEO선출 일정을 의결할 임시이사회 개최시점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순방 후 귀국 시점과 맞물리면서, 하마평에 올라 이름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모습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0일 “지난 사장 선출 때도 20여명 이름을 올렸고, 공모에는 무려 40명 가까이 응했다”며 “이번에는 이 회장 사의표명 이전부터 수개월 동안 워낙 많은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름 올리고 주목받았던 인사 중 사장이 된 사람이 있어나 싶다”고 말했다.

과거 CEO추천위원회에 참여했던 모 인사는 “최종 후보로 선출됐던 인사 중 이름이 일찍부터 거론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이름이 나온 인사들은 안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y 100명 2013. 11. 11. 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