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고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흐르는 ‘말실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마찬가지다. 

 

입 밖으로 쏟아진 실언이 부메랑이 돼 개인은 물론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도 벌어진다. 홍보 담당자들이 CEO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배임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중 아프리카 르완다 출장을 감행했다.  

 

그는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는 오직 1급수에만 살 수 있는 물고기인데 세상은 1급수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르완다에 뿌리내린 건 여기가 1급수이기 때문”이라고 배임, 비자금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불만을 표현했다.           

 

다음날 검찰은 KT 사옥, 임직원 자택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이 회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계획을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달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홈플러스 경영사례를 발표하며 국내시장에 매장 5000개를 향후 추가 개점하겠다고 선언했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자제시키고 있는 정부 움직임에 반기를 들고 나선 셈이다. 

 

국정감사 출석 대신 해외로 출장을 떠났던 그가 이 같은 말을 한 탓에 홈플러스가 정부를 상대로 도발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불산 누출 사고와 관련한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의 부적절한 발언도 논란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2번의 사고에 대해 그는 “저는 돈이나 벌어야죠”라고 말했다. 경영자로서 적절하지 않은 대답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전 사장은 사과했다. 

 

사람은 말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영인들은 기업의 ‘얼굴’인 만큼 자칫 한마디의 말이 재계안팎에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적인 자리뿐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수많은 직원들의 생계를 짊어지고 있는 까닭에 감수해야 할 일종의 책임이자 덕목이란 얘기다. 

 

경영인의 실언은 문제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 이는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많은 임직원의 사기 하락으로 이어진다. 발 빠른 해명으로 사태를 진정시켜도 기업 이미지에는 상흔이 남는다.  

 

한 회사의 경영자라면 매사에 냉철하고 원론적인 태도를 유지해야한다. 본인의 발언 하나가 조직을 대표하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by 100명 2013. 11. 11.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