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스크'와 가입자 이탈로 위기에 빠진 KT가 다시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본원적인 `통신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단순히 외형을 키우기 위한 M&A(기업인수 및 합병) 전략에서 벗어나, 와해된 이동통신 영업망 조직을 복구하고 핵심기반인 유선 인프라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등"다시 통신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리더십 교체를 앞둔 KT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통신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택과 집중'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당장, 이 전 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자산을 동원해 추진했던 `문어발식' 확장전략이, 결과적으로 통신사업의 와해로 이어졌다는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는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로 분류되는 기업이 지난 2009년 초, 30개에서 2013년 11월 현재에는 53개로 늘었다. 이 전 회장이 이끄는 동안 2배에 가까운 계열사가 늘어난 셈이다. 교육콘텐츠 업체, BC카드, 렌탈, 렌터카, 부동산은 물론 야구단까지 계열사가 됐다.

또한 KT는 LTE경쟁에서 6개월 뒤쳐진 2012년 이후에는 통신수익 하락을 부동산 투자사업과 미디어 사업 등의 실적으로 메꾸는 `착시효과'속에 안주했다. KT는 결과적으로 이 기간중에 가입자 이탈이 극대화되며 통신기업의 뿌리까지 흔들렸다.

지난 3분기 실적을 비교한 결과, KT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무선사업분야 영업이익이 1조71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나 줄었다.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CEO 리스크에 직면한 KT가 가장 먼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이동통신 부문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모든 비상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분간은 모든 역량을 이동통신 전략마련과 영업망 복구에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의 이동통신 관련 인력이 3000여명 수준인데, 다른 곳의 인력을 줄여서라도 보강하고 전략 마련에 나서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KT의 충분한 인적ㆍ물적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관계자는 "KT는 가장 막강한 인프라인 유선에서 수익이 발생해야 장기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선 요금 체계 등에 있어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하며, 미래부도 같이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KT는 당분간은 통신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되, 무리한 확장 정책을 제고하는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야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용규 한양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돈이 되는 영역에 투자를 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는 통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통신과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분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이어 대표대행 임무를 맡게 된 표현명 사장도 취임직후 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영업현장과 사업부서의 역할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영업현장과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 리더들을 중심으로 흔들림 없이 연말 비상목표 달성에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by 100명 2013. 11. 14. 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