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지상파 MMS(다채널서비스)를 허용키로 하면서, 케이블TV, IPTV 등 기존 미디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기존 지상파 1개 채널을 4개의 채널로 나눠서 송출할 수 있어 현재 KBS 1TV, 2TV, MBC, SBS, EBS 등 5개 채널은 최대 20개 채널로 늘어나게 된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존 1개 채널을 HD 채널 1개와 SD채널 3개 등 총 4개로 확장하겠다는 안을 접고, HD급 채널 두 개로 나눠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MMS는 이미 2007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추진해 왔지만, 정책의 취지가 부적합하다는 점, 그리고 미디어 업계, 특히 유료방송 업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큰 반발을 샀다. 특히 학계, 업계의 전방위적인 비판 속에 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보류 상태로 남겨놨던 사업이다. 당시 지상파방송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 부어 놓고도, SD 채널로 돌아가겠다는 사업 계획을 내놔 미디어 업계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새 방통위의 이같은 정책에 대해 `졸속 정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케이블TV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허가제를 도입하고, 방송과 통신을 결합한 IPTV를 만들며 국내 미디어 시장의 경쟁을 확대해 왔던 정부가, 다시 과거처럼 지상파 독과점 구조로 회귀하는 `역 주행'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방송광고 매출 가운데 지상파와 지상파계열PP는 전체 방송광고시장의 61%(2012년)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2조1945억 원이던 지상파 본사의 광고 매출은 2012년 2조1800억 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지상파 계열PP의 광고 매출은 2001년 186억 원에서 2012년 3283억 원으로 11년 만에 1660%가 급증하며, 여전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내 방송시장의 절대 갑으로 군림하고 있다.

정부는 이전에도 미디어법 개정을 통해 지상파 방송사들에 심야방송, 간접광고, 가상광고 등의 광고 수익 기반을 확대시켜, 특혜정책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MMS가 허용될 경우 지상파의 광고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PP들은 더욱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송콘텐츠 점유율이 더 높아지면서 시청자들의 선택권도 더 악화될 것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다채널 방송의 경우, 사업자의 특성상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케이블TV방송과 위성방송 저가 사용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동안 독자 영역을 구축해온 PP들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등 유료방송 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by 100명 2013. 11. 15. 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