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 부진 등 사면초가..‘관치논란’ 되풀이 피로감
IT역량 갖춘 전문가 기대

통신사업의 부진 속에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암초를 만난 KT의 위기 극복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KT는 우선 대외적인 신인도를 회복하고 내부적으로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새로운 CEO를 선임한 뒤 조직 재정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4일 KT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표이사 대행체제하에서 경영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제를 정비해야겠지만 새로운 CEO를 최대한 빨리, 잡음 없이 선임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특히 최근에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내세워 통신사업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고, 신사업 등을 통해 비통신분야에서도 수익창출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CEO 논란, 이제 없어야

KT 내외부에서는 정권 교체 때마다 불거지는 CEO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민영화된 기업인 KT의 CEO를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교체하는 관행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중 하나"라며 "통신서비스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고, 통신시장의 흥망에 따라 장비업계나 콘텐츠 업계 등 생태계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더욱 책임감 있는 시선으로 이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노동조합도 "정권 교체 때마다 회사의 조직 구조가 흔들리고 심각한 경영 위기가 발생하는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새로운 CEO 선임에 대한 외부의 불필요한 간섭을 단호히 거부하며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지속성장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정보기술(IT)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르면 연내 후임 CEO 윤곽

KT 이사회는 다음 주 초 이사회를 다시 열어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임 CEO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과 상황이 유사했던 지난 2008년 당시를 돌이켜 보면서 향후 일정을 유추해보면 CEO추천위원회가 구성된 후 2~3일 이내 CEO 공모에 돌입하고 그 한 달 뒤쯤에는 후임 CEO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연내 후임 CEO가 내정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취임까지는 1~2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KT는 내년 초를 대표이사 대행체제로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하마평에 오르 내리며 잡음들이 불거져 한동안 몸살을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KT, 통신 경쟁력 회복해야

KT는 현재 통신시장에서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4분기 실적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 U+가 올들어 꾸준히 영업이익 상승을 기록한 반면 KT는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 1인당 월매출(ARPU)도 지난 3·4분기에 SK텔레콤은 3만4909원, LG U+는 3만4495원으로 모두 3만4000원대를 기록했지만 KT는 3만1332원으로 확연히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다. 3세대(3G) 없이 2세대(2G) 서비스와 4세대(4G) LTE 서비스만 제공하는 LG U+보다 3G와 4G LTE를 제공하는 KT의 수익성이 더 나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KT는 최근 르완다에 LTE 네트워크 구축 및 운용 등을 통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네트워크 사업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 사업이 언제쯤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현실화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또 사퇴한 이석채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가상재화' 관련 사업도 현재로서는 인터넷TV(IPTV)나 위성방송, 모바일 IPTV의 의욕적인 가입자 확대 정책으로 규모의 경제는 실현했지만 장기적인 비전으로서의 가능성은 제시하지는 못한 상태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KT가 올해 들어 통신사업의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는 회사의 가장 기본 가치인 통신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15. 0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