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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 KT본사 전경/사진=KT제공
"맡은 바 일을 하자는데 어디 그게 되겠습니까. 방학에 들어간 거죠."

한 KT직원의 하소연이다.

KT (33,400원 상승400 1.2%)는 이석채 회장이 전격 사퇴하고 곧바로 표현명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다.

표 직무대행은 조직을 맡은 첫날부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직원들은 후임 최고경영자(CEO)선임과 검찰의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 전 회장에 대한 배임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는 검찰발 보도가 이어지면서 현직 경영진들이 어디까지 연루돼 있는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사장과 임원들도 무관하지 않다는 설도 나온다.

계열사들 역시 폭풍전야기는 마찬가지다. 후임 CEO선임 후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대거 물갈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T 계열사는 11월 현재 53개에 이른다. CEO가 바뀌면 임원급에 대한 연쇄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벌써부터 "모 상무도 안전하지 않다던데" 등의 소문이 흉흉하게 나돈다. 이에 임원들은 잔뜩 몸을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매번 반복되는 CEO교체 이슈에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CEO가 경영내용을 대략 파악하는데만 1년이 넘는다"며 "제대로 경영을 할 즈음에 임기가 끝나거나 교체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계열사 CEO는 내부 승진이 아닌 주로 KT 출신들이 배치된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적어도 차기 CEO 선임 때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KT이사회는 내주 초 CEO추천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인 선임 방법과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달 초에나 후임 CEO에 대한 가닥이 드러날 전망이다.

KT의 또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자가 오면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생각에 업무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며 "경쟁사는 내년도 사업경영계획 구상에 여념이 없을텐데 조직이 빨리 안정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18.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