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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위(Wii). 닌텐도 DS에 밀리고 한국 드라마에 차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게임업체 닌텐도가 지난 4월말 야심차게 한국 시장에 내놓은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닌텐도 위(Wii)’가 예상치 못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는 게임기 시장의 성수기로 손꼽히는 5월 한달동안 약 3만8000여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점이나 앞서 나온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국내 게임업계 평정을 장담했던 한국닌텐도 관계자들로서는 머쓱할 수 밖에 없다.
재미있는 것은 위의 부진 이유. 다른 업체 게임기도 아니고 닌텐도 DS의 인기가 위의 발목을 잡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다 한편에서는 한국 드라마에 위가 밀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닌텐도 위 중간성적은 C학점
출시 한달여만에 닌텐도 위가 3만8000여대 가량 팔린 것은 동종 게임기와 비교하면 괜찮은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360’이 출시 2년만에 15만대가 팔렸으며 소니 ‘PS(플레이스테이션)3’의 경우 출시 1년만에 5만대 가량 판매된데 비하면 양호하다.
그러나 업계의 평가나 한국닌텐도의 당초 기대치에 비하면 빈약한 수준이다. 한국닌텐도는 해외 시장에서 위의 인기나 1년 앞서 나온 DS가 1년만에 140만대나 팔린 점 등을 감안해 위가 폭발적 판매를 내심 기대하고 올해 마케팅 예산으로만 320억원을 책정해놓았다. 게다가 X박스360이나 PS3가 40만원대 이상인 반면 위는 22만원으로 절반가격인 점을 고려하면 판매 실적은 더욱 초라해진다.
◇난감한 타이틀 업체
이런 이유로 위 관련 타이틀을 공급하거나 공급 예정인 업체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국내 게임개발사 엔트리브의 위용 타이틀 ‘스윙골프 팡야 세컨드샷’은 지금까지 1만장이 판매됐으며 EA코리아도 ‘피파’는 7000여장 정도 판매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위의 타이틀이 8종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수치인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위. 닌텐도 DS에 밀리고 한국드라마에 차이고
업계에서는 위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아이러니하게도 닌텐도 DS의 선풍적 인기를 꼽는다. DS는 지난해 출시 당시 “두뇌가 좋아집니다”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내걸어 광고했으나 정작 DS를 자녀에게 사줘본 부모들은 불만 투성이다. 주부 정혜영(41)씨는 “광고와 달리 어린 아이들은 이 휴대용 게임기로 종일 게임만 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DS에 빠진 아이들에게 진력난 엄마들이 위를 외면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복병’이 또 있다고 보고 있다. 위는 대부분 가정의 거실에 놓인 TV를 이용해 즐기는 게임기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엄마들이 TV 리모컨을 독점하며 드라마를 즐기는 시청문화가 강하다 보니 TV를 이용한 게임이 쉽게 뿌리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업계에서는 ‘위의 경쟁상대는 한국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한다”고 전했다.
게임 마니아 입장에서 보면 위를 통해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초반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국내 판매 타이틀은 총 8종에 불과하며 해외에서 판매되는 타이틀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 닌텐도가 불법복제 차단을 위해 한국 발매제품에 별도 지역코드를 부여해 해외에서 발매된 타이틀을 구동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한국 게이머들이 기기에만 2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비디오형 게임기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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