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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5년부터 각급학교에 전자교과서가 전면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인쇄용지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의 종이교과서가 전자교과서로 대체되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인쇄용지산업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디지털(전자)교과서 개발 및 적용 방안'에서 오는 2014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사회, 과학과목에 대해 전자교과서를 시범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전자교과서가 전면 적용되는 2015년 이후의 전자교과서 개발 및 적용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전자교과서란 서책형 종이 교과서에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한 용어사전, 멀티미디어 자료, 평가문항 등 풍부한 학습자료가 추가된 교과용 도서를 말한다. 정부는 학습 정보와 경험의 확장을 도와주는 학습지원도구인 전자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에서 전자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제지업계는 이같는 정부 방침이 침체된 인쇄용지 업계를 고사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적, 출판물 등에 주로 쓰이는 인쇄용지는 2002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여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인쇄용지산업을 간신히 지탱해주고 있는 교과서, 참고서 시장마저 사라진다면 상당수 제지업체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인쇄용지 생산량은 올 들어 8월말까지 217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했다. 그럼에도 재고량은 급등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인쇄용지 재고량은 30만5152톤으로 지난해 12월 말 17만9651톤에 비해 69.8%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산업용지의 재고량이 27%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제지업계는 전자교과서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전자교과서인 'E교과서'가 쓰이고 있지만 일부 교사와 학생만 이를 활용하고 있을 뿐, 활용도가 낮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엔 교과서 내용을 CD에 담아주는 E교과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으나 약 20%의 학생만 이를 활용한다는 보고가 있어 다운로드를 받는 형태로 변경됐지만 이 역시 활용률이 낮은 건 마찬가지"라며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교과서는 전자파 발생과 몰입도 방해, 사용자 시력저하 등의 문제점도 안고 있어 얼마나 제 기능을 발휘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초 제지업계와 출판업계, 그 반대 영역에 있는 전자업계를 한 자리에 모아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서 전자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양 업계의 애로점을 청취한 뒤 의견수렴을 통해 전자교과서 시행에 반영할 예정이어서 당초 계획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by 100명 2013. 11. 19. 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