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KT가 이석채 회장의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CEO인선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재 회장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표현명 대행(T&C 부문 사장·사진)이 주목받고 있다.

표 대행이  노조를 비롯한 상당수 직원들이 차기 회장으로는 내부인사면서 통신전문가로 덕망을 겸비한 인사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두루 갖춘 인물인데다 이 전회장시 뽑힌 이사들이 그를 밀고 있다는 설이 나돌아 유력한 차기 회장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19일 통신업계와 KT에 따르면 KT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천위는 사외이사 7인 전원과 사내이사 1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를 역임한 현재 세종대 석좌교수인 이현락 이사가 맡는다.

추천위에는 이 교수 외에 김응한 변호사,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차상균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성극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등 KT 사외이사 전원이 위원에 포함됐다.

또 사내 이 중에서는 김일영 코퍼레이트 센터장(사장)이 위원에 포함됐다. 사내이사 중 표현명 회장 직무대행(T&C 부문 사장)은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고, 차기 CEO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어 CEO 추천위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정관상 직무대행 1순위였지만 이 회장의 측근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회장 대행직을 고사하고 추천위원직을 수락했다.

KT 이사회는 “표 이사는 대표이사 대행으로 경영계획, 현장 방문 등 업무에 전념하고 CEO추천 관련 활동은 김일영 이사가 분담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추천위는 오는 25일 첫 회의를 열어 회장 선정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공모와 추천 방식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추천위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후보를 확정한다. 주주총회는 이 후보의 선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표 사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추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가 직원들이 존경하고 내부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KT 정관상 CEO 추천위원회의 위원은 차기 회장 후보가 될 수 없어서 표 대행은 자의든 타의든 이미 차기 회장 도전을 선언한 셈이다.

특히 김 사장을 사내위원으로 추천한 위원들이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외이사들이라는 점에서 추천위원회가 표 대행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표 대행은 앞으로 KT를 이끌어 가는 인물로 하자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표 사장이 KT 회장 직무대행에 선임된 것은 KT에 오랫동안 근무해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현재 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유·무선과 컨버전스 부문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전문성을 갖춘 내부인사다.

그는 고려대 전자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연구원을 거쳐 1984년 KT의 전신인 한국통신에 입사해 근 30년간 재직했다.

1990년대 중반 KT 무선사업추진단에 재직하면서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 도입과 조기 상용화를 이끌어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의 질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이석채 회장이 KT 사장으로 부임한 2009년 KT의 전략을 총괄하는 코퍼레이트 센터장(부사장)을 맡아 KT와 KTF의 통합을 주도하며 실세로 떠올랐다.같은해 KT가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도입하는 데도 표 사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 사장은 지난해에도 LG전자가 만든 안드로이드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4를 국내에서 시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구글에 요청하는 등 혁신적인 신제품 도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그는 이석채 전 회장 재임 시절 뽑은 이사들이 이 전회장의 최측근인 표 대행을 밀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차기 KT 회장은 어떤 이 회장의 색깔을 지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낙하산인사들을 퇴진시켜야하고 재벌 흉내 내는 문어발식경영을 정리하고 통신전문기업으로 거듭나야하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전회장의 이 최 측근으로 분류되는 표 대행이 이 전회장의 낙하산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인사개혁을 단행할 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면에서 표 대행은 차기 회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표 대행은 이 전회장의 경영실책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10년부터 KT의 이동통신사업을 총괄하는 개인고객부문장(사장)으로 일할 당시 870만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일어났고, 표 사장이 T&C 부문 사장을 맡은 2012년 하반기 이후 KT의 실적이 점차 악화되기도 했다. 또 이 회장과 같은 경복고 출신으로, 이 회장 재임 중 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점 등 때문에 이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점은 내부인사의 강점을 상쇄시키고 남는다는 지적이다.

 

by 100명 2013. 11. 20. 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