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전임 CEO(대표이사)인 남중수 사장에 이어 이석채 회장 마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간 뒤 KT가 내 분위기가 어둡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3월까지로 아직 1년 이상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곳저곳에서 KT가 또 다시 CEO리스크에 노출됐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켜졌다. 지난 2002년 민영화 된 KT는 최소한 격식은 갖췄다. 내부 출신의 전문가가 CEO로 오면서 나름대로 안정된 기업 이미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민영화된 초대 KT CEO도 내부 출신의 전문가였다. 제1대 KT 사장을 지낸 이용경 전 국회의원은 국회 입성 전까지 KT에 몸담으면서 IT전문가로 활약했다.

지난 1991년 한국통신(현 KT) 연구개발단 기초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한 이 전 의원은 한국통신 선로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과 한국통신 연구개발단장 한국통신 연구개발원장 한국통신 소프트웨어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통신 통신시스템개발센터 소장과 한국통신 연구개발원 무선통신개발단장 한국통신 연구개발본부장 전무 한국통신프리텔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후 지난 2002년 8월 19일 제 1대 민영 KT 사장으로 선임됐다.

뒤를 이은 남중수 전 사장도 KT 내부 출신이다. 남 전 사장은 198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뒤 춘천전화국장과 한국통신 워싱턴사무소장 인사국장 사업협력실장 재무실장 그리고 KTF 대표이사를 거친 뒤 제2대 민영 KT 사장에 올랐다.

상황이 바뀐 시점은 이석채 전 회장 취임부터이다. 내부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들어 온 첫 CEO였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진출한 뒤 5공과 6공 시절 탄탄대로를 달린 엘리트 경제관료이다. 특히 김영삼 정부시절에 이 전 부회장은 정통부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이런 그가 MB정권 출범 얼마 뒤 KT CEO로 낙점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당시 이 전 회장은 무리하게 정관개정을 통해 CEO에 올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의 경우 LG전자와 SK C&C 사외이사를 지낸 것이 CEO 선임의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정관이 바뀌면서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이 때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

이 전 회장 퇴임 후 KT 임직원들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KT의 말단 사원부터 임원진까지 모두 한목소리로 낙하산이 아닌 내부출신의 전문가가 KT를 이끌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한 KT 고위 관계자는 "이석채 전 회장 이전까지 KT도 내부에서 CEO가 선임됐다"며 "KT도 앞으로 포스코 처럼 내부 출신 전문가가 CEO로 발탁 돼 조직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 역시 내부 출신의 CEO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KT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이끌기 위해서는 내부 출신 전문가 만큼 적임자는 없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KT노조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KT노조는 "KT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IT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며 "KT사정에 전혀 문외한인 낙하산 인사나 KT에 대한 애정 없이 사리사욕만 추구하는 인사는 철저히 배제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by 100명 2013. 11. 21. 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