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이르면 내달 초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예상보다 빠른 CEO 결정이며, 내년 사업전략 수립 및 조직 재정비 작업 또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1일 KT이사회와 업계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석채 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CEO를 추천하기 위한 `CEO추천위원회`를 오는 25일 열고, 곧바로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이 전 회장이 추천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10여일 간의 공모과정과 인터뷰 등을 거쳐 추천 후보자를 선정한 다음 내달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CEO 추천 방식에 공모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은 이 전 회장 퇴임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낙하산 인사`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절차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CEO추천위원회가 자체적으로 후보 풀(pool)을 구성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공모를 거쳐 늦어도 내달 둘째 주 내로 추천 후보를 확정, 12월 12일께는 CEO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CEO 인선에 속도를 내는 것은 통신시장에서 KT가 처한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올해 지적된 유·무선서비스 분야의 저조한 실적을 내년부터 개선하려면 연내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또 아프리카 수출·컨설팅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신사업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방향 정리도 연내 이뤄져야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새 CEO가 선정되면 단기간 내 큰 폭의 조직개편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이 전 회장의 배임·비리 혐의와 관련해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 등 여러 임원과 실무자까지 수사·소환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업무 추진력이 밑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KT 한 부장급 직원은 “사업을 총괄하는 임원들이 위(경영진)만 쳐다보고 있어 사실상 업무가 올스톱 상태”라며 “회사가 다시 일어서려면 신속한 거버넌스 확립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KT를 시작으로 5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의 조직개편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KT그룹의 혁신 드라이브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by 100명 2013. 11. 22. 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