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KT가 신임 CEO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다.

KT 이사회는 25일 이석채 전 회장의 후임 CEO를 추천하기 위한 'CEO 추천위원회'를 열고 공모절차에 돌입한다고 24일 밝혔다.

당초 신임 CEO 선임을 이사회 단독 추천으로 진행할지 공모절차를 통해 진행할지 여부를 고민했으나 최근 낙하산 인사 논란, 비리 백화점 등 목소리가 나오며 논란이 일자 절차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CEO 추천위원회는 자체 후보자 추천뿐 아니라 공모 접수, 헤드헌터업체 등 외부 추천 등 후보자 선정을 위한 다방면의 모색에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모집한 다수의 후보자들 중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자 1인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렇게 CEO 추천위를 통해 결정된 최종 후보자 1인은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 여부를 결정한다. 주주총회 2주 전 소집 공고 일정 등을 고려하면 내년 1월 초께 임시주주총회에서 KT의 새 수장이 선임될 공산이 커 보인다.

◆비리의 온상 된 KT CEO, 새 CEO는 과연…

KT는 5년 전 남중수 전 사장에 이어 이번 이석채 전 회장까지 각종 비리 혐의와 낙하산 인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

남중수 전 사장의 경우 2005년 KT CEO자리에 올라 3년 임기를 마친 뒤 재임에 성공했고, 2008년 10월 돌연 KT 경영진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결국 납품업체로부터 계약 및 인사 청탁의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이석채 전 회장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밟았다. 2009년 남 전 사장의 후임으로 KT CEO 자리에 오른 이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15년 3월까지 회장직을 이어가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KT 사옥매각 과정에서의 부동산 헐값 매각을 통한 배임 혐의, 친인척 관련 회사와의 개인비리 등이 논란이 되며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결국 이 전 회장은 검찰과 연론의 압박 속에 이달 3일 사의를 표명하고 12일 이사회에 참석해 사표를 제출하며 CEO 자리에서 전격 물러났다.

이처럼 KT CEO가 잇따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자 새 CEO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들도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선 KT CEO에 오르면 돈방석에 앉는 만큼 매력적인 자리로 일컬어지면서 이 같은 부담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특히 이 전 회장의 경우 일각에선 연봉이 30억원대에 이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관 자리보다도 훨씬 매력적이라고 지적한다.

통신업계 고위관계자는 "KT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나기 위해서는 통신시장을 제대로 알아야하는 사람이 새 CEO로 와야 한다"면서 "특히 최근 낙하산 인사, 비리 백화점이라는 KT 기업의 이미지 전환을 위해서라도 새 CEO는 고액의 연봉을 대폭 삭감할 필요가 있고, 투명 경영을 앞세워 돈보다 명예를 앞세울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평 오른 인물들, 춘추전국시대?

KT 새 CEO 선임을 놓고 각종 언론을 통해 다양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KT 출신으로 표현명 회장 직무대리를 비롯, 최두환 전 KT 사장, 정치권 출신으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 출신으론 홍원표 사장,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앞서고 있지는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야말로 후보군도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KT 출신의 경우 표현명 회장 직무대리는 이 전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으로, 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전 회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표현명 회장 직무대리가 새 CEO 자리에 오른다면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잡음이 있을 전망이다.

정치권 출신으로 지목된 이들은 또다시 낙하산 인사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선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을 회장으로, 형태근 전 방통위 상임위원을 부회장으로 함께 추대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KT 차기 회장은 정치색이나 낙하산 인사가 있어선 안된다는 목소리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나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내부에서 삼성전자 출신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을 휘어잡고 화합하는 데 힘들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한편 KT는 새 CEO 선정에 있어서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경영 경험 ▲기타 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전문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인물을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by 100명 2013. 11. 26. 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