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북단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등 도서지역 서해 5도 마이크로웨이브 통신(무선통신망)은 툭하면 먹통이 된다.(본보 1일자 1면) 지난 2011년에는 136회 통신장애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63회로 줄었다가 올해는 92회(10월 기준)로 늘었다. 평균적으로 3~4일에 한 번씩 통신이 끊어지는 셈이다.

통신망이 끊기면 휴대전화, 일반전화, 인터넷, 금융망을 비롯해 군 통신망에도 장애가 발생한다.주로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7~8월에 빈번하다.

최장 7~10일동안 통신이 끊긴 적도 있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서해 5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서북도서와 육지를 해저케이블로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계 당국과 KT는 예산부담 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본보는 반복되는 서북도서 통신망 두절 사태와 관련해 해법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인천 서해 5도 지역 무선통신망 단절 사태가 수년간 반복되고 있는데도 관계당국은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 등은 지난 2010년부터 중앙정부에 무선통신망을 대신할 수 있는 해저케이블 통신망을 설치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관건은 예산이다. 해저케이블을 백령도까지 연결하는데 예산이 350억~370억 원 가량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관계당국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직접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며 통신망 사업자인 KT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통신망은 통신망 사업자가 투자해야 할 시설이고 현재까지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국비를 투입한 예가 없다는 것이다.

3~4일에 한번꼴 무선망 통신두절… 주민 불편ㆍ軍작전도 차질
市ㆍ옹진군 해저케이블 설치 요구, 당국은 통신사업자에 책임전가
정주여건 개선 한다더니 통신시설은 방관… 주민 불만목소리 커져

KT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려면 초기 투자비용(350억~370억 원)이 부담될 뿐만 아니라 인건비, 장애복구비 등 연간 3억 원 상당의 운영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과거 1988~1993년 동안 서해 근해 15개 도서지역과 태안~중국 산둥반도 등에 해저케이블을 설치·운영해본 결과 어선들의 어획작업 등으로 수차례 케이블이 고장 나 철거한 전력이 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KT는 무선통신망 품질개선에 투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KT가 무선통신망을 개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통신환경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상은 국회의원(새·인천중동옹진)이 미래창조과학부와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KT는 지난 2010년부터 서해 5도 지역 무선통신망 개선작업에 95억 원 상당을 투입했다.

하지만, 통신장애는 지난해 60여 건으로 전년보다 줄어드는 듯하다가 올해는 다시 연간 100회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지역내에서는 정부가 서해 5도 지원 특별법까지 만들어 정주여건 등을 개선하기로 해놓고 가장 기본적인 통신 기반시설은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획작업으로 고장을 일으키지 않도록 방책을 마련해 해저케이블을 구축하거나 통신장애를 현격히 줄일 수 있도록 무선통신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박 의원은 “정부나 KT는 모두 통신기반 취약 지역에 대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는데도 서해 5도를 비롯한 사각지대를 등한시하고 있다”며 “이미 100억 원 상당을 투입했는데도 통신장애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예산낭비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래부 측은 “사업자에 도서통신 손실보전금(90% 상당)을 지원해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13. 11. 26. 0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