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권시장 LGU+ㆍSKB 새 강자로
번호이동제 시행후 KT 고객이탈 가속화
내부 CEO리스크 폭발 독주체제 무너져 

 

KT가 수십년간 독과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기업용 통신시장에서, 점차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1년도부터 전국 대표번호 서비스에 대한 번호이동을 허용하며 경쟁을 촉발시킨 데다, KT 내부적으로 CEO리스크가 폭발하면서 KT의 독주체제가 점차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대구은행, 우리카드, NH카드 등 대형 금융권 대표번호 시장을 LG유플러스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브로드밴드도 지난 2∼3분기에 걸쳐 경남은행, KB생명, 메리츠화재, 네이버 등 신규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하면서 금융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대표번호 서비스는 1588-XXXX, 1544-XXXX와 같이 일반 시내전화 번호 대신 사용하는 8자리 번호로, 이용자들이 외우기 쉬워 주로 기업 콜센터나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현재 국내에는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온세텔레콤, SK텔링크,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 6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대표번호 시장은 회선당 고정 월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선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매출원"이라면서 "계약기간이 대부분 3년, 5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의 장기적인 매출 및 수익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번호이동제 시행 이전에는 대표번호를 지속적으로 홍보해온 기업들이 번호 바꾸기를 꺼려한 탓에 KT가 시장을 독과점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번호이동제를 시행한 이후에는 후발 통신사들이 KT를 압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등이 대형 금융권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기존 KT 기업고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KT는 최근 들어서 이석채 전 KT 회장과 관련한 CEO리스크까지 폭발하면서, 이동통신 가입자 이탈에 이어 기업부문 까지 주도권을 내주면서 내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금융권 시장에서는 KT 기업 부문의 영업 조직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번호 서비스의 질은 통신사 모두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장비 투자나 기타 통신 서비스 패키지 제안 등, 통신사의 영업력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게 현실"이라면서 "최근 금융권 시장에서 KT의 약세는 영업적인 부문의 열세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26.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