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시장에서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이 바뀌었다. KT는 LTE 전국망이 늦어지면서 LG유플러스에 밀리며 굴욕을 당했지만 최근 LTE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또 광대역 LTE망 구축에서 LG유플러스를 앞서고 있고 저가 LTE폰 확보로 가입자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의 9월 LTE 가입자는 682만4300명으로 LG유플러스의 654만8500명보다 27만5800명이 더 많다. 10월에는 격차가 3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KT는 올 1월부터 4월까지만 해도 LG유플러스보다 LTE 가입자가 최고 13만3000명(3월)까지 적었지만 5월(+5만1000명)부터 역전해 영업 정지를 당한 8월에도 21만명이 많았다. 이는 KT가 늦게나마 LTE 전국망을 갖추면서 LG유플러스를 상대로 방어에 나설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이날 국내 최초로 수도권 전역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LTE 시장의 우위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KT는 지난 9월말 서울 전역에 광대역 LTE를 구축하고 이날 인천·경기를 포함해 수도권 전 지역과 지하철 전 구간까지 확대했다.

광대역 LTE는 기존 LTE보다 2배 가량 빠른 150Mbps의 속도를 제공하는데 기존 LTE폰으로도 100Mbps까지 빠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150Mbps로 속도는 같지만 비싼 새 전용폰을 구입해야 하는 LTE-A 서비스보다 강점이 있다.

현재 KT가 가장 빨리 광대역 LTE망을 구축하고 있고 SK텔레콤가 뒤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3월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중국 업체인 화웨이 장비 도입으로 보안 이슈가 터지면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칫 계획대로 광대역 LTE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KT가 LTE 전국망이 늦어지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KT는 또 '아이폰5C'와 '넥서스5' 등과 같은 저가 LTE폰을 확보해 LG유플러스보다 가입자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넥서스5는 45만9000원(16GB)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최신 스마트폰의 높은 사양을 갖추고 있어 비싼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소비자들을 KT의 LTE로 유인하기에 그만인 제품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 두 제품이 없다. 통신 방식이 달라서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LTE 시장에서 KT가 LG유플러스보다 더욱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가입자 격차가 80만명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광대역 LTE 서비스가 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망 속도만 빠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맞는 콘텐트도 갖춰져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며 "이 두 가지가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내년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26. 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