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멤버 9명 모두 전 회장 사람들

 

[아시아일보/이영수 기자]이석채 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KT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CEO추천위원회(위원장 이현락 세종대 석좌교수)가 25일 오전 서초사옥에서 첫 회의를 열고, 후임 회장의 선임 방식과 일정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현 이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사내외에서 고조되고 있다.

현재의 이사진은 전임 이석채 회장의 영구집권 시나리오에 의해 구축됐다는 것이 KT 안팎의 시각으로, 이들이 과연 CEO를 제대로 선임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KT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8.65% 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소액 주주여서 결집된 의사를 표현할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다수 주주의 선택으로 이사가 선임되지만, KT의 경우,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7명 등 9명이 모두 이 전 회장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외이사 7명 개개인의 면면을 보면, 모두 이 전 회장 취임 이후 선임된 사람들로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동문, 전 MB 정부의 인연 등으로 얽힌 인사들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이 전 회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전 회장의 배임행위 등에 이사회도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사내외에서 제기되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공동책임을 져야할 이들이 전 회장의 잘못을 바로잡고 후임 회장을 잘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사회를 견제해야 할 노동조합이 침묵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을 겸허히 받아 들여, 노동조합이 이를 선명하게 함으로써 경영진의 법적 책임뿐 아니라, 진정하게 KT가 바로 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계속 침묵한다면 노동조합 역시도 직원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후임 회장 선임에 대한 사내외의 대체적인 시각은 ▲KT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상식을 가진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이사회가 명확히 받아들이고, 그에 합당한 선임과정을 거칠 것 ▲정보통신 재원의 공공성을 책임지는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 ▲정부가 선임과정의 공정성을 모니터링 할 것 ▲개인의 잘못을 이유로 정권 교체기 마다 경영이 흔들리는 불행을 막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선진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으로 CEO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인물 선임 등을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임 회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시장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통신 전문가로서의 경영 판단 능력과 분열된 조직을 아우르는 포용의 리더십, 그리고 정부의 통신정책 이슈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대 정부교섭 능력을 가진 통신 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는 것이 사내외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by 100명 2013. 11. 26. 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