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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극대화냐, 창조경제 성공모델이냐.`

차기 KT CEO 선임을 위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CEO추천위원회가 보는 KT의 미래 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의 경영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가, `IT업계 맏형으로서 역할론`을 강조하는가에 따라 최종 후보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내외 이사 8명으로 이뤄진 KT CEO추천위원회는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CEO 후보를 공개 모집하고 헤드헌팅 업체 등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후보군을 만들 예정이다. 심사를 거쳐 다음달 중순께 단독 추천 후보를 공개한 후 내년 1월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선임하는 일정이 유력하다.

현재 10여 명의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KT CEO추천위가 KT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후보가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KT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재도약시키는 게 목적이라면 경영 능력을 최우선 덕목으로 꼽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인사 중 삼성전자 출신이나 KT 출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전ㆍ현직 임원으로는 홍원표 사장, 황창규 전 사장, 이기태 전 사장 등이, KT에서는 표현명 사장, 최두환 전 사장, 이상훈 전 사장 등이 `자천타천` 후보군에 올랐다.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전 장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재 근무하고 있는 펀드와의 계약 관계 등으로 KT CEO에 도전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KT가 `국민기업`으로서 창조경제 성공모델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명분에 무게를 둔다면 관료나 교수 출신 등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과 방석호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이 대상이다.

공기업을 뿌리로 두고 있는 KT는 본사, 계열사, 협력사까지 합쳐 12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또 주인 없이 20만여 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민기업이라고 불릴 만하다. 이런 측면에서 IT 대ㆍ중소기업 상생, 콘텐츠 산업 육성, 벤처 육성 등 다른 기업이 하기 어려운 일을 창조경제라는 장기 비전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특히 KT의 CEO 선임에 최고 권력기관의 의중이 반영돼왔던 것을 감안하면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이 밖에 박용관 오이시스템 대표가 김종훈 벨연구소 소장이 추천한 인사라는 이유에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안팎의 여론도 두 축으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KT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들어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이 급증한 데 반해 KT 주가는 제자리를 걷고 있다.

이석채 회장 부임 이후 주당 2000원 이상의 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주주들을 달래왔지만 만약 배당을 줄이고 다른 투자를 늘릴 경우 주주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반면 `KT 역할론`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대한민국 IT를 살리는 데 KT가 발판이 돼야 한다고 본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KT CEO는 먼저 IT기업으로서 방향성을 이해하고 조직 내 갈등을 해결할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대한민국 성장과 고용에 역할을 하는 3박자를 갖춘 인사여야 한다"고 밝혔다.

by 100명 2013. 11. 27.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