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4년 정체 속 날개 단 IPTV…아날로그 케이블 900만명이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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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의 향방은..."

내년 유료방송 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내년 중반쯤 IPTV 업계가 마의 한계선인 '가입자 1000만명'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이 경우, 유료방송 시장의 터줏대감인 케이블TV와 거의 대등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 900만 가입자의 향배가 최대 관건이다.

◇IPTV, 내년 1000만 돌파…케이블TV와 수평경쟁

IPTV업계에 따르면, KT (33,750원 상승600 1.8%), SK브로드밴드 (4,365원 상승110 2.6%), LG유플러스 (10,750원 보합0 0.0%) 등 통신 3사의 IPTV 가입자수는 이달 20일 기준으로 83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5월 700만명을 돌파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800만 고지를 넘어선 것. IPTV 전체 가입자수가 600만명에서 700만명을 넘어서는데 7개월 가량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절대강자인 'KT 나홀로 성장' 국면에서 벗어나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 실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프러스의 IPTV 가입자수는 올 연말 기준으로 각각 210만명, 170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세웠던 목표치보다 10만~20만명씩 초과한 수치다.

그간 열세였던 방송채널 수에서 IPTV와 케이블TV의 간극이 사라진데다 주무기인 이동전화와 연계한 결합상품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날개 단 IPTV와는 달리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성장세가 멎은 지 한참이다. 지난 9월 기준 케이블방송 가입자수는 1492만명으로, 전년(1491만명)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009년 1529만명을 최고 정점으로 4년 연속 내리막 추세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통계상 허수를 제외하면 작년보다 가입자 수가 더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 정설"이라며 "별도 입법(IPTV법)을 통해 사전규제가 자유로운 IPTV 사업자들이 무선상품과 연계한 파상공세에 지역 케이블 사업자들이 막아낼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900만 가입자의 향배가 최대변수

IPTV 가입자 수는 내년 중반 이후 1000만명 돌파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장 예측이다. 이 경우, 콘텐츠 수급과 광고 시장 영향력 면에서 케이블TV 방송과 대등한 경쟁이 예상된다. IPTV업계는 그간 만성적자에서 흑자기조로 돌아서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 900만명의 향방이 접전지대에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을 IPTV 가입자로 유인하기 위한 통신업계의 결합 마케팅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콘텐츠 차별화 경쟁 대신 돈에 의해 가입자가 좌지우지되는 유료방송판 '쩐의 전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케이블 업계도 가입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아직 정책적 판단이 나오진 않았지만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으로 지상파 외 방송을 고화질로 볼 수 있는 8VSB(8레벨 잔류측정대) 방식과 셋톱박스 없이 일방향 디지털TV를 볼 수 있는 '클리어쾀 TV' 등이 단기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케이블 시장의 미래 수익원을 갉아먹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케이블 진영이 유료방송 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방송 플랫폼의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선두기업들은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실시간 채널 위주로 보급형 요금제를 내놓거나 인터넷 망 고도화 투자를 통해 결합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고위임원은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갖춘 대형 사업자 위주로 케이블 방송시장이 빠르게 재편되지 않겠느냐"며 "결국 정부와 국회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개선 추진 의지와 속도가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1. 28.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