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무궁화위성 2, 3호를 정부도 모르는 사이 해외업체에 매각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콩의 벤처 회사 ABS 사가 사들인 위성 3호는 33개의 중계기를 갖고 있는데 한기 당 1년 임차료가 15~20억 원으로 예상되며, 주로 미국 정부에 빌려주고 있는데, 매년 평균 500억 원의 수익을 10여 년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연료수명이 10년이나 남은 3호 위성을 경우 헐값으로 넘긴 배경에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략물자를 왜 정부 승인 없이 해외에 매각했는지, 더 나아가서 무궁화 위성사업 전체가 해외에 매각되는 것은 아닌지가 궁금하기 그지없다. 관계 장관이 KT를 사정당국에 고발하고, 국회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였다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무궁화 위성 1,2,3,5,6호 등 모두 5기의 통신방송 위성을 정지궤도에 발사하였는데 1호는 수명이 다하여 폐기되었고, 2,3호는 ABS에 매각하였으니, 현재는 5,6호 만 KT 자회사 KTsat이 운용하고 있다.

정부의 수출입 허가나 매각신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은  무궁화 위성이 전략물자이기 때문이다.  무궁화 위성이 왜 전략물자인가? 전략물자란 무기가 아니라도,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물자를 말한다. 

무궁화 위성 궤도와 주파수 대역은 국제통신연합(ITU)에서 운용자인 KT에 사용을 허가하였다.  ITU에 등록하였으므로 사용자가 바뀔 때에는 KT가 정부에 신고한 후 ITU에 등록변경 신고를 해야 한다.  위성주파수는 지상파와의 간섭 때문에 국내 전파관리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파수를 위성체의 보조품 처럼 매각한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홍콩업체에 매각한 위성 3호가 6호와  같은 동경 116도 궤도에서 동일한 주파수로 운용되고 있는 것도 편법이다.  

위성은 첨단기술 제품에 속한다.  무궁화 위성 뿐 아니라 서방 국가에서 제조하는 대부분의 위성체에는 미국의 기술특허 부품이 몇 가지 이용된다. 그래서 위성체가 적성국 영토에 들어가거나 국적을 옮길 때에는 미국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ABS 보도 자료에 의하면 무궁화 위성 3호가 미국정부의 승인은 받은 후 홍콩으로 팔렸다고 공시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승인은 피해가고 미국정부의 승인절차는 거친 것도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다.우리 국방부는 군사 위성 발사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무궁화 위성 5호에 전용 중계기를 탑재하여 군통신에 이용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의 군사적 이용은 통신에 국한되었으나 중동전 이후 수요가 급증하였다. 

무인폭격기 (드론)조종과 미사일 사격통제에 광대역 중계기가 많이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ABS사에 팔린 무궁화 위성 2, 3호 중계기 대부분을 미국정부가 군사목적으로 임차하여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론 운용에 위성이 긴용하게 쓰이는 이유는 조종사의 두 눈 대신 고성능 카메라가 지형영상을 찍어 실시간으로 작전통제센터에 전송하기 때문인데, 실시간 영상정보는 광대역을 필요로 한다.  폭격에 사용되는 드론은 이동목표 공격에는 는 AWACS 같은 작전 통제용 항공기를 근접공중에 띄워서 지원하지만, 고정목표물이나 정찰용 드론은 정지궤도 위성을 통하여 지상 통제소에서 원격으로  통제한다.  현재 미군은 약 800기의 드론을 운용중이라 하는데 그 중 정찰용 드론에는 Ku, Ka 밴드 위성중계기 하나가 정찰용 드론 하나씩 지원하므로 많은 수의 중계기가 필요하게 된다.   미 국방성 발표에 의하면 급증하는 드론 수요에 비해 광대역 위성 중계기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미국은 국방예산 삭감으로 군사위성 발사비용이 모자랄 뿐 아니라, 자체발사 준비기간을 줄일 수 있는 민간위성 중계기를 임차하려고 한다.  현재 미 국방성과 CIA 가 빌려 쓰는 민간위성 중계기는 전체의 40%가 넘는다고 한다.

우주기술은 다양한 기술의 복합체이므로 우주산업은 한나라의 기술수준을 나타낸다.  최근 망갈리안 우주선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화성에 보낸 인도는 우주기술로 후진국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일본 중국이 실패한 화성탐사를 인도가 성공시킨다면 국가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 할 것이다. 

한국전기통신공사가 민영화 단계에서 위성부분을 특수사업으로 분리하지 않고 KT에 이관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무궁화 위성이 발사 된지 불과 7년 후인 2002년, 위성사업 주체였던 한국전기통신공사가 KT로 민영화 되면서 무궁화위성도 영리회사 KT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였다.    

1988년 정부가 항공우주연구원을 설립하고 무궁화 위성에 의한 위성방송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것은 영리사업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첨단과학의 상징인 우주기술을 축적하고 도서벽지의 난시청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위성사업으로 수익을 남기는 경우는 위치정보, 위성방송을 제외하면 드물다.   KT는 수익성 있는 위성사업을 해외진출에서 실현하려고 대용량 위성 3,5,6호를 발사했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 독자적 수익창출이 어려워 홍콩의 벤처회사와 위성을 공유하며 아프리카에 공동 진출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머지않아, 국내 위성방송과 군통신서비스를 위해 외국 위성중계기를 임차해서 쓰는 편이 값싸고 편하다는 주장이 등장할 수도 있다.   무궁화 5호 일부중계기를 사용 중인 우리 군이 드론과 스마트 미사일을 소유하고 우주전에 대비하려면 더 많은 위성중계기가 필요 할 것이다. 그보다 더 명심해야 할 점은 정지궤도는 이미 만원이어서 새 위성을 발사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by 100명 2013. 12. 1. 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