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를 열어라②]한국적 소재의 기대작들, 해외 블록버스터와 '맞짱'

기사입력 2008-06-04 11:57 |최종수정2008-06-04 11:59
▲ 올 여름 개봉하는 한국적 소재의 기대작들. '강철중', '크로싱',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님은 먼 곳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한국적인 소재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에 맞선다.’

한동안 할리우드 등 해외 블록버스터들에 국내 시장을 내줬던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부터 반격에 나서며 전면에 내세운 것은 변함없이 ‘한국적 소재’ 들이다.

아직도 ‘핸콕’, ‘인크레더블 헐크’,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 ‘원티드’, ‘섹스 앤 더 시티’, ‘적벽대전’ 등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해외 대작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영화계는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기대작들로 이들과 맞대결에 나선다.

한국적 소재가 국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만큼 국내시장에서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요즘 젊은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도록 액션과 웃음, 감동을 각각 더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강철중:공공의 적 1-1’(감독 강우석, 제작 KnJ엔터테인먼트, 이하 ‘강철중’)은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공공의 적’ 1편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정의파 꼴통’ 형사 강철중이 고교생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살해해 버리는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는 내용으로 모티브는 과거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세븐데이즈’에서 보도된 사건에서 따왔다.

강철중 역은 변함없이 설경구, 조직폭력배의 보스인 ‘공공의 적’ 이원술 역에는 정재영이 출연한다. 특히 ‘강철중’은 진지하고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천진난만한 강철중의 딸과 이원술의 아들의 대화, 강철중이 문제 고교생들을 다루는 내용 등 곳곳에 코믹성을 가미했다. 코믹연기의 달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유해진과 이문식도 힘을 더했다.

26일 개봉될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B)는 탈북자라는, 한반도에만 존재하는 슬픈 현실을 그린 영화다. 2002년 3월 탈북자 25명의 베이징주재 스페인대사관 진입사건에서 출발해 실제 탈북자들의 실화들을 바탕으로 가족의 약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찾아 나선 11세 아들의 잔인한 어갈림을 담은 스토리가 완성됐다. 차인표가 아버지 역, 신명철이 아들 역으로 출연한다.

7월 개봉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 이하 ‘놈놈놈’)은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다. 총기휴대가 금지돼 있는 한국이지만 ‘놈놈놈’에서는 서양의 웨스턴무비를 연상케 하는 총격전도 등장한다. 그게 가능한 것은 일제 점령기였던 1930년대 무법지대인 만주가 배경이기 때문이다.

스크린 톱스타 송강호와 이병헌,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도 ‘놈놈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송강호는 이상한 놈인 열차털이범 태구, 이병헌은 나쁜 놈인 마적단 두목 창이, 정우성은 좋은 놈인 현상금 사냥꾼 도원 역을 각각 맡아 제국열차에서 맞닥뜨린다. 정체불명의 지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격전과 액션이 볼거리다.

7월31일로 개봉을 확정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의도적으로 사건 한복판에 형사를 끌어들이고 농락하는 대범한 범인과, 자신을 건드린 상대를 찾아내 범죄자 못지않은 지독한 방법으로 처단하는 게 정의인 형사의 대결을 그린다.

신문에 가끔 보도되는 현금 수송차량 탈취사건에 관객들 눈에 익숙한 서울 대치동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비롯해 강남 빌딩가, 제천, 부산, 제주도 여객선 터미널과 국제공항까지 전국을 누비며 촬영이 진행됐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석규가 형사 백반장 역, 차승원이 사건 현장에서 의도적으로 단서를 남기며 경찰을 유인하는 범인 안현민 역을 각각 맡았다.

역시 7월31일 개봉 예정인 ‘님은 먼 곳에’(제작 영화사 아침)는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의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으로 순제작비만 70억원이 투입된, 대작에 포함되는 영화다. 한국에 많은 상처를 안겼던 베트남전쟁이 배경이다.

스펙터클하고 드라마틱한 전쟁신도 있지만 남편을 찾기 위해 전쟁터로 뛰어든 순이라는 여성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비극, 그 안의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 수애가 순이 역을 맡았으며 정진영, 정경호, 엄태웅 등 연기파 배우들도 주연으로 출연한다.

8월 개봉될 ‘신기전’(감독 김유진, 제작 KnJ엔터테인먼트)은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조선 세종 때 제작된 세계 최초의 다연발 화포, 이를 둘러싼 조선과 명나라의 암투를 소재로 한 사극이다.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정재영이 뛰어난 무술을 지닌 설주, 한은정이 여성과학자 홍리, 허준호가 신기전 개발을 돕는 내금위장 창강 역으로 각각 출연한다. 또 안성기는 명나라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병기 개발을 진행시키는 세종대왕 역을 맡는다.
by 100명 2008. 6. 4.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