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DMB, 삼성이 살린다?… 기존신호에 통신망으로 추가영상 합성한 고화질DMB 나와

[미디어오늘박장준 기자] 지상파DMB 시청자의 불만은 '화질'이다. 최근 DMB 기존 신호에 무선망을 통한 데이터를 합쳐 SD급 화질을 제공하는 스마트DMB가 출시됐다. 사실 SD급 화질은 데이터 없이도 구현할 수 있다. DMB사업자가 현재 운영하는 채널을 1개 줄이면 그만큼 화질이 좋아진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채널 임대료 및 광고매출을 위해 주파수를 쪼개 채널을 늘렸다.

지난 200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DMB는 2009~2011년 전성기를 맞았다. 그런데 이제 시청자를 스마트폰에 뺏겼다. 시청자는 VOD서비스도 없고, 스마트하지도 않은 DMB를 외면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 따르면 2009년 1.2%이던 평균시청률은 2012년 0.5%까지 떨어졌고, 2011년 236억 원이던 광고매출은 올해 9월 기준 80억 원까지 내려앉았다.

DMB사업자들의 선택은 '채널임대'다. 현재 수도권에는 KBS MBC SBS YTN U1 한국DMB 등 6개 사업자가 있다. 지역사업자는 KBS MBC 지역민방 등 3곳이다. 사업자들은 각각 1~3개의 방송채널을 운영하거나 다른 사업자에 빌려주는데 MBN은 U1에서, WOW-TV는 YTN에서 채널을 빌렸다. 그리고 롯데, CJ, 현대 등 홈쇼핑업체가 U1, 한국DMB, SBS 채널에 입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DMB에 손을 댔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POOQ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N스크린 전략을 내놓고, 망사업자들도 모바일IPTV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삼성이 꺼져가는 DMB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뭘까. "아직 정부가 밀어주는 차세대 모바일 방송 모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경쟁이 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KBS와 카이미디어, 그리고 DMB사업자인 한국DMB의 모회사인 옴니텔이 공동개발한 '스마트DMB'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상용화를 도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갤럭시노트3을 출시하면서 협업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이 앱을 자사 제품에 탑재해 내보냈다. 11월 말 현재 350만대에 설치돼 있다.

주목할 점은 삼성이 고화질DMB를 위해 방송사업자를 설득했다는 점이다. 스마트DMB는 기존 DMB 신호에 추가영상을 합쳐 SD급 화질을 만든다. 여기서 삼성은 기존 신호의 소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방송사업자를 설득했다. 옴니텔 조형규 미디어사업팀장은 "TS데이터는 방송사업자가 작업해줘야 하는데 삼성이 도와줘서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스마트폰 콘텐츠 전략, 미디어 전략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관련 부서를 몇 배로 늘렸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중 삼성이 갖고 있는 건 디바이스뿐인데, 디바이스를 이용한 미디어 플랫폼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형규 팀장은 "지상파 방송사는 무료보편 방송플랫폼을 유지해야 하고, 정부에서 차세대 모바일 방송 모델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DMB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DMB사업자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DMB시장이 자연스레 구조조정된다면 이 시장의 주도권은 다른 사업자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DMB는 DMB사업자에게도 삼성에게도 기회인 셈이다.

스마트DMB는 데이터 중심이다. 기존 DMB는 초당 600킬로비트의 영상 및 음성 신호를 이용자에 송출한다. 스마트DMB는 여기에 초당 400킬로비트 정도의 추가적인 영상소스를 무선통신망으로 보내, 두 소스가 합쳐 고화질 화면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조형규 팀장은 "기존 DMB보다 1~2초 정도 느리지만 다른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비교하면 60% 정도의 데이터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화질과 양방향 서비스다. 조형규 팀장은 '화질' 문제에 대해 "KBS MBC SBS YTN은 HD급으로 송출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DMB의 화질을 풀HD는 아니더라도 HD급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방향 서비스에 대해 조 팀장은 "VOD서비스를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옴니텔은 여기에 '함께 보기'와 '소셜TV'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옴니텔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스마트DMB에 합류한 DMB사업자는 한국DMB(QBS), YTN(mYTN), KBS(KBS STAR·KBS HEART), SBS(SBSu) 등이다. MBC는 이달 초 합류한다. 삼성전자 이외 다른 제조업체도 스마트DMB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DMB 신호가 약하거나 없는 지역에서도 무선통신망을 통해 중단 없이 방송을 볼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한편 스마트DMB의 수익모델은 광고 정도다. 채널이동(재핑) 간 광고를 몇 초 배치했고, 기본화면에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있다. 조형규 팀장은 "수익모델은 홈쇼핑채널을 시청하다 주문하기 편하게 UI를 만들고, 해당 방송사 홈페이지로 바로 넘어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2. 2.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