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119억→27억, 2015년까지 실적 회복 못하면 FI 투자금 반환 요청할 듯

KT텔레캅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자금 회수를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예상 시가총액이 재무적 투자자(FI)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의견충돌이 예상된다.

투자 당시 FI가 추산한 시가총액은 1700억원, 현재 KT텔레캅의 예상 시가총액은 700억원을 넘지 않는다. 원하는 수준만큼 공모가를 받지 못한다면 FI는 투자금 반환을 요구할 전망이다. 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려고 했던 KT텔레캅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텔레캅은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고 오는 이날까지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다.

주관사 선정전을 앞두고 기업가치 분석에 나선 국내 IB(투자은행)들은 예상 시가총액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FI들이 투자한 2년 전에 비해 KT텔레캅의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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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은 지난 2011년 1월 350억원을 들여 KT텔레캅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주당 가격은 2만6000원이었다. 만기(2016년 1월 20일) 전에 우선주 1주를 보통주 1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이를 원치 않으면 만기일로부터 3개월 전에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시점에 전환사채(CB) 1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KB자산운용이 가진 RCPS와 만기 시점 및 전환 가격은 동일하다. 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표면이자율 2%, 만기 이자율 4%를 받고 만기일에 일시 상환을 받는 구조다.

KB자산운용과 국민은행은 애초에 상환보다는 보통주 전환을 더 염두에 뒀다. 투자 후 5년 이내에 기업공개(IPO)를 완료하도록 KT텔레캅 측에 요청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KT텔레캅은 FI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빠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5년에는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상장을 앞둔 FI의 심정은 복잡하다. 투자 이후 KT텔레캅의 실적이 계속해서 감소세를 탔기 때문이다. KT텔레캅은 2010년 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 후 2011년 당기순이익은 71억원, 2012년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27억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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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에 비교대상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하면 KT텔레캅의 예상 시가총액이 도출된다. 보안사업 부문 1위 업체인 에스원의 지난해 PER은 26.3배였다. 이를 바탕으로 KT텔레캅은 20~25배 정도의 PER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기순이익(27억원)에 PER 25배를 매긴 금액은 682억원, PER을 20배로 낮추면 예상 시가총액은 545억원으로 떨어진다. 상장 시에는 이 금액에서 더 할인을 매겨야 한다.

2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KB자산운용과 국민은행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년 전, 이들이 산정한 KT텔레캅 주식의 최저 가치는 2만6000원, 이로부터 산정한 시가총액은 1687억원이다. 실제로 2010년 당기순이익(119억원)을 바탕으로 PER 20배를 매긴 금액은 2400억원, 25배를 적용했을 경우 3000억원까지 올라간다. KT텔레캅의 실적이 최근 2년 사이 급격하게 줄면서 FI들의 기대치를 엇나간 것이다.

KT텔레캅 관계자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면서 설비 작업에 필요한 초기 비용이 많이 들었다"며 "한 번 계약하면 2~3년 단위로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by 100명 2013. 12. 4.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