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 노조위원장 출신이 KT (30,850원 상승50 -0.2%) 회장직에 도전한다. 그동안 KT CEO 공모에 전, 현직 경영진들이 도전한 사례는 있지만, 노조위원장 출신이 참여하는 사례는 이례적이어서 주목된다.

지재식 전 KT노조위원장은 "오늘 중 KT CEO직 공개모집에 정식 응모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지 전 위원장은 200년부터 2008년까지 제8대, 9대 KT 노조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KT 회장직 응모에 대해 "현재 관료출신을 포함해 회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KT를 살리기에 적합지 않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내부 구성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KT 출신 인사들이 많이 응모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모참여를 통해 KT 차기 회장직 인선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한다는 생각도 그가 공모에 참여하게 된 배경이다.

지 전 위원장은 "현 KT 이사회가 이석채 전 회장의 측근들이라는 점에서 차기 CEO 선출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며 "이번 응모를 통해 차기 CEO 인선과정이 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KT 회장 역할과 비전에 대한 나름의 소신도 밝혔다. 지 전 위원장은 "현재 KT의 가장 큰 위기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정서적으로 무너져있고, 의욕마저 상실했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이같은 KT 내부의 정서와 갈등을 추스릴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KT가 본연의 사업인 통신 리더십을 되찾고 일정 공공성을 회복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지 전 위원장은 "(이 전 회장시절) 통신 외 사업으로 확장을 많이 했는데, 다시 통신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은 인정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잠재성은 많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KT가 지나친 이윤을 추구하기보단 적정수준의 이윤을 내고 또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사업보다 ICT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 나서야하는 게 국민의 기업 KT가 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그간의 주주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당기 순이익의 70%를 배당한 적도 있다는데, 주주를 우대해야하는 건 맞지만 정도가 아니다"라며 "반드시 룰을 재정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T 신구 노조의 지원 여부에 대해 지 전 위원장은 "그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KT CEO 추천위원회는 오늘까지 공개모집을 마감하고, 우편 소인분까지 도착하는 6일부터는 본격적인 후보 인선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관료 출신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도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by 100명 2013. 12. 4.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