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회장의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은 KT CEO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원회)가 지난 4일까지 CEO 후보에 대한 공모를 받았다. 그런데 추천위원회는 공모 관련 모든 정보를 비공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추천위원회는 그동안 적절하지 못한 인사들로 꾸려졌다는 비난과 함께, 이들이 과연 외압 없이 KT를 구할 적임자를 뽑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이런 와중에 정보 관련 모든 창구를 닫아버린 그들의 행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외부에서 거는 신임 KT CEO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다. 탄탄했던 예전 KT 조직의 힘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이 전 회장 시절 투자 실수에 따른 리스크 축소, 통신 사업의 위기 돌파 등 풀어야할 과제가 쌓여있다. 검증해야 할 절차가 산적해 있는 셈이다.

그런데 추천위원회는 공모 후 시작 단계부터 '불통'을 선택했다. 내부에서 공정한 잣대를 갖고 심사할 것이라고 믿어야겠지만, 추천위원회 사람들이 다양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석채 사람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기에 KT 안팎의 여론이 좋을 리 없음은 당연하다.

더구나 이 전회장과 함께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사퇴해야할 경영진 일부가 차기 CEO 후보로 지원했다는 것은 추천위원회의 앞으로의 행보를 충분히 짐작케하고도 남음이 있다.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감싸주는 CEO가 선임돼야하는 게 그들의 절박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회장 퇴임 후 그를 CEO 자리에 올렸던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는데, 현 추천위원회 중 일부 사외이사의 사퇴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첩보도 있다. 현재의 추천위원회가 아닌 새로운 추천위원회가 꾸려진 후 신임 CEO를 추대하고, 그의 재임 기간 함께 호흡하며 KT를 이끄는게 상식 아닌가?

KT는 국민주 공모를 통해 민영화됐고, 국민연금이 8.65%의 지분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의 회사다. 이런 기업이 정치권이나 일부 몇몇의 욕심 때문에 좌초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추천위원회의 '불통'이 왜 문제인지, 또한 원론적인 얘기지만 현 사외이사들이 왜 신임 CEO 추천위원회 구성원이어야 하는지 아직도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by 100명 2013. 12. 5. 1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