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새로운 CEO(최고경영자)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CEO추천위원 대부분이 이석채 전 KT회장의 측근으로 구성돼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데다 일부 위원들이 특정인사를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부 예비 후보자들의 물밑 비방전도 확산되고 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CEO추천위원회가 신임 회장 추천자에 대한 후보 접수를 마감하고 심사작업에 돌입하면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KT의 CEO(회장) 추천절차는 지난 4일 지원자 원서접수를 마감한데 주말에 헤드헌팅업체 등 전문기관을 통한 추천까지 마감했다. 현재 10여명이 자천 타천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12일 쯤 회의를 열어 3∼4명 선으로 후보군을 압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EO추천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현 사추위는 전 CEO가 모두 선임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이석채 전 회장과 학연 등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이사회는 외부 인사 영입 없이 표현명 사장을 제외한 전원이 그대로 CEO추천위를 구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석채 전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정성복 부회장(그룹윤리경영실장)이 지원서를 낸 것을 알려졌다. 정성복 부회장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로 재직하던 2009년 KT에 영입됐다. 이석채 전 회장의 대표적인 법조계 인물 영입 케이스인 정 부회장은 영입 이후 줄곧 KT그룹윤리경영실을 총괄해왔으며, 지난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정 부회장의 지원은 그가 이끄는 그룹윤리경영실 산하의 지배구조팀이 CEO추천위의 실무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박근혜 정부가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지난 정부들과는 달리 KT회장 선임이 임박했음에도 불구 내정설이 거의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 A모 후보를 밀기로 결정했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인 없는 회사인 KT인사에 대해 개입하는 것은 정치적인 논란의 소지가 있어 고민하는 것 같다"며 "KT가 `제2의 이석채시대'를 한번 더 맞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CEO추천위원 중 일부가 사석에서 원서를 접수한 특정 후보자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소리가 들리는 데 그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후보자간 물밑경쟁도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후보자들은 장내외에서 인맥을 총동원, 여론조성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대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조용히 퍼뜨리고 있는 후보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료출신 A후보는 KT 사내에서 거부감이 심해 일찌감치 후보에서 탈락됐다거나 B후보는 KT 출신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정부에 강하게 어필했다가 이미 눈 밖에 났다는 것이다.

by 100명 2013. 12. 9. 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