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후보 선정작업을 앞둔 KT가 불공정성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정 후보를 놓고 내·외부에서 소문이 난무하고 있고, 후보를 뽑는 추천위원회 조차 공신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T는 “14일 최고경영자 추천위원회 회의를 열어 후보를 4~5명으로 추리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지난주 마감된 차기 KT 회장 후보 공모 결과 43명이 응모했다. 이중 실제 심사 대상에 오른 후보군은 절반 수준인 20여명 인것으로 알려졌다.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 원장과 이상훈 전 KT 사장 등 내부 출신 인사들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방석호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KT 내부에서는 이석채 전 회장이 영입한 일부 사외이사들과 고위 간부들이 이 전 회장 ‘후계자’를 후보로 세우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영입한 인사들이 차기 회장을 ‘옹립’해 계속 자리를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위 소속 이사들 일부도 점찍어둔 후보를 공공연히 거론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 전 회장 체제에 반대했던 임직원들은 반감을 갖고 있어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외부에서는 추천위에 잘보이기 위해 ‘줄서기’를 하는 응모자까지 등장했다. 한 응모자측 관계자는 “온갖 연줄을 동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추천위 사외이사들 집 앞까지 찾아가 협조를 부탁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위에서 외부 출신 특정 후보를 막기위해 나서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천위를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이 전 회장과 함께 회사를 망가뜨린 사외이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를 뽑는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말이 안된다”며 “추천위는 물론 이사회 구성부터 새로 한 뒤 후보 선정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3. 12. 9.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