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스미디어, 우리파이낸셜 인수 중단...새 CEO 선임돼도 내부 정비 우선할 듯

KT (30,550원 상승600 2.0%)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추진하던 컴퍼스미디어의 인수 작업을 중단했다. 컴퍼스미디어는 웅진씽크빅의 영어교육 자회사다. 앞서 KT는 ADT캡스와 우리파이낸셜 인수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중도 하차했다. 회장 공석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없어 M&A(인수·합병)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11일 “KT와 컴퍼스미디어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중단됐다”고 말했다. 컴퍼스미디어의 지분 80% 매각을 주관해온 KPG파트너스는 지난 11월 중순에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이달 초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KT는 E-러닝(인터넷 교육서비스)을 추진하기 위해 컴퍼스미디어 인수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컴퍼스미디어 인수 포기로 교육사업의 꿈은 미뤄지게 됐다.

웅진씽크빅은 2011년 컴퍼스미디어 지분 80%를 160억원에 사들였으나 비핵심사업 정리 차원에서 2년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컴퍼스미디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149억원, 영업이익이 32억원, 당기순이익이 24억원이었다.

KT는 최근 M&A시장에 잠재 인수후보로 자주 등장했지만 완주한 적이 없다. 당장 지난 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우리파이낸셜 인수전에도 계열사인 KT캐피탈이 참여했으나 최종 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같은 날 예비입찰을 진행한 ADT캡스 인수전도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추진 중인 6억5000만 달러 규모의 튀니지텔레콤 2대주주 지분(35%) 인수 역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KT의 행보는 이석채 전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없어 발생한 문제로 풀이된다. KT는 300억원 이상의 타법인 출자나 투자를 결정할 때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표현명 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이사회에서 인수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다. M&A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업 인수는 CEO가 선출되고 조직이 안정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CEO가 취임해도 당장 공격적으로 M&A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취임 초반에는 부진했던 실적 개선과 내부 정비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KT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새 CEO는 임기 초반에 외부 투자 대신 내부 정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뒤늦게 서비스를 제공한 LTE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며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최근 2년간 유지하던 2000원의 배당금을 축소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KT는 오는 14일 CEO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16일쯤 최종 후보 한 명을 가릴 예정이다.

by 100명 2013. 12. 12. 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