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KT CEO 추천위원회가 14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최종 후보 4명을 선정하기 위해 막판 고심을 거듭했지만 3배수 압축을 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현재 청와대 측 인사로는 방석현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친(親) 이석채 전 회장 인사로는 정규석 전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초대 원장, 반(反) 이 전 회장 진영에서는 최두환·이상훈 전 KT사장, 정치권에서는 김동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정통부 차관)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EO 추천위는 14일 오후 3시께부터 오후 6시20분까지 3시간 20분에 걸쳐 회의를 열었으나 3~4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해 15일 오후 다시 모여 회의를 할 예정이다. KT 내부 인물 2명, 외부 인물 2명으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되나 누구로 선정할지가 내부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청와대 측 인사로는 방석현 전 연구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러나지 않은 고위급 핵심 정책 브레인이자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2007년에는 박 캠프에서 정책자문위원회 행정개혁특별위원장을 맡았으며, 2006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주창한 '경부 대운하론'의 비현실성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해 박근혜 당시 전 한나라당 대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제 4이동통신사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모바일컨소시엄(KMI)의 회장을 맡은 바 있는 통신 전문가다.

방 전 원장은 1993년 6월부터 1996년 9월까지 통신개발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방 전 원장은 통신 업계 원로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차기 KT 회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방 전 원장이 선정되면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석 전 초대 원장은 이석채 전 회장과 같은 경복고, 서울대 출신이라 이석채 측근으로 분류된다. 전 데이콤 사장, 전 LG전자 사장을 역임한 정 전 원장은 친 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사외이사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원장이 회장으로 임명될 경우 이사들의 임기가 보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정 전 원장은 2008년 당시에도 이 전 회장과 마지막까지 회장 자리를 다투는 등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이석채 측근이라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두환 전 사장과 이상훈 전 사장은 KT 내부 출신으로 KT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석채 전 회장도 청와대 등의 외부 흔들기에 떠난 상황이라 이번 차기 CEO는 외압에도 버틸 수 있는 내부 출신의 인사가 뽑혀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KT 내부 사정에도 밝고 통신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한 최 전 사장과 이 전 사장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가 1주의 주식도 갖고 있지 않은 KT에 아직도 낙하산 인사 관행이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차기 회장 선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 전 정통부 차관은 새누리당 등 정치권과 정부 등에서 밀고 있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인 김 전 차관의 경우 1979년 공직에 입문해 28년 간 정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행정 관료다.

KT 민영화를 비롯해 셀룰러 이동전화, 와이브로 등 각종 신규서비스 도입과 위치정보법 제정, 단말기 보조금제도 개선 등 굵직한 정책들을 기획한 바 있다. 다만 다른 후보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CEO 추천위원회가 면접을 진행할 최종 후보 3~4명을 정하기 위한 내부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직 내부에서도 의견 차가 있어 의견 조율을 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by 100명 2013. 12. 14.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