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본관 건물 82년만에 '아듀'>(종합)

기사입력 2008-06-03 11:06 |최종수정2008-06-03 11:42

서울시청 본관 건물 82년만에 '아듀'

리모델링 후 문화시설로..서소문시대 개막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 서울 중심의 시청 본관이 82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공사에 따라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시장단과 경영기획실, 행정국, 재무국, 대변인실 등 본관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핵심부서들이 서소문 별관(옛 검찰청사)으로 이전, 오는 9일부터 이 곳에서 집무를 보게 된다.

이로써 일제강점기인 1926년 경성부 청사로 준공된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의 '수장'들이 시정을 펼치던 시청 본관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된다.

시청 본관 건물은 시가 이 건물 뒤 부지에 신청사를 2011년 2월까지 건립하기로 함에 따라 리모델링을 거쳐 도서관과 전시관, 역사관 등의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본관 건물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이 한 때 점령한 것을 제외하곤 시 청사로 줄곧 사용됨으로써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을 함께 해 왔으며, 특히 해방 후 서울의 발전을 주도해온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 건물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윤보선 전 대통령 등 2명의 대통령이 배출됐으며, 허 정 과도정부 수반과 고 건 전 총리도 시장으로서 이 곳을 거쳐 갔다.

르네상스 양식의 지상 4층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위에서 내려다 보면 '본(本)'자 형태여서 1996년 철거된 '일(日)'자 형태의 조선총독부 건물과 함께 일본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시청 본관 건물 82년만에 '아듀'

시는 본관과 연결돼 있던 증축건물은 신청사 건립을 위해 2006년 2월 철거를 했지만 본관은 역사성 등을 감안해 시 등록문화재(제52호)로 지정, 보존을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오는 9일부터 서소문 별관을 본관으로 임시 사용한 뒤 2011년 2월 신청사로 이전할 계획이다.

시가 지난달 20일 착공한 신청사는 지하 5층, 지상 13층, 연면적 9만7천㎡ 규모로, 한옥의 '처마' 형상에 곡선미를 가미한 디자인에 전체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시민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한편 시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6개월여에 걸쳐 본관 이전작업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야간이나 토.일요일, 공휴일에 이사를 했고 의자와 책상을 포함한 모든 비품을 재활용했다.

또 본관 이전에 맞춰 서소문별관의 주차장을 공원으로 새롭게 단장, 시민들이 덕수궁과 시립미술관, 정동극장과 연계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시 청사내 새 사무실 위치는 다산콜센터(☎ 국번없이 120)와 시 홈페이지(http://www.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by 100명 2008. 6. 3.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