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황창규 KT CEO 내정자는 KT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더이상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고 KT 내부에 삼성전자 DNA를 심기 위한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이날 KT임원들을 상대로 보낸 이메일에서 "외부인사청탁을 근절하고 인사 청탁이 있을 경우 처벌하겠다"며 "KT의 방만경영을 끝마치고 KT 임원들이 앞장서서 직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 달라"고 밝혔다.

이는 황 내정자가 이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 KT 임원들과 그동안 업무에 태만했던 임원들을 대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이 전 회장의 낙하산 인사로 파악된 인물은 총 36명 수준. 계열사를 포함한 180여명의 임원 중 약 20%에 해당된다.

특히 황 내정자의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내부의 이석채 회장 비리와 관련된 인사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전 회장에 비해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이미지가 적어 비교적 구조조정과 조직 슬림화 등에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직 황 내정자가 본격적으로 회장에 선임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인수위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KT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을 전망이라, 이번 이메일은 황 내정자의 실질적인 첫 발걸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KT가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바뀌는 홍역을 치르는 상황에서 외부의 입김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편 황 내정자는 지난 16일 대표 내정 직후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 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by 100명 2013. 12. 19.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