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있는 회사 지원하라” KT 손실 불구 계속 거래

 

검찰이 이석채 전 KT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야당 중진 의원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대표로 있는 업체를 지원하도록 KT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전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이번 수사의 파장이 정치권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20일 이 전 회장을 다시 소환해 KT가 모바일 광고 플랫폼 개발업체인 A사를 지원하게 된 배경 등을 캐물었다. 이 전 회장은 미지급금이 누적돼 있던 A사에 대한 지원을 지시해 KT에 손실을 초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월 11일 KT 자회사인 KT엠하우스 사무실과 이 회사 대표 자택, A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KT의 A사 지원 배경과 과정이 기록된 내부 문서와 회의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서에는 ‘6월 초 거래금액 증가로 거래관계 조정 요청에 ○○당 ○○○ 의원, 이석채 회장님께 직접 연락해 컴플레인(항의) 시작’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사 대표에 대해서는 ‘ ○○○ 의원과 깊은 친분’이라고 표시해 놨다.

KT엠하우스는 지난 5월 A사의 미지급금이 10억 원을 넘어서자 거래 중단을 검토했다. 하지만 KT엠하우스 대표와 자금 담당 임원은 이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대기발령을 받게 되고, KT엠하우스는 A사에 미지급금을 분할납부하도록 선처했다.

특히 이후 A사의 미지급금이 오히려 늘어나자 이번에는 KT 전략투자본부가 직접 A사에 대한 지원에 나서 A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20억 원을 지원했다.

KT가 이처럼 A사에 대한 태도를 갑자기 바꾼 배경에는 야당 의원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이 확보한 KT엠하우스의 내부 문서에는 ‘A사의 미수금이 발생했으나, ○○○ 의원 영향으로 거래 지속’ ‘미수금 증가로 사장단 회의에서 이슈화돼 ○○○ 의원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안 나옴’이라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지원이 결정된 직후 작성된 KT엠하우스의 회의록에는 ‘회장님 보고 후 여의도 ○○○ 의원 방문 의견’과 함께 ‘KT엠하우스 사장 등 여의도 방문스케줄 확인’이라고 적혀 있으며, 실제 KT엠하우스 대표 등이 해당 의원을 만나 A사에 대한 지원 내용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y 100명 2013. 12. 20.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