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의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조사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통신서비스 품질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에 도움을 주고 통신사업자의 투자유도를 이끌어낸다는 취지지만 사업자의 이전투구는 반복되고 있고, 조사결과에 대한 불공정 논란도 나타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30일 ‘2013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에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LTE-어드밴스드(LTE-A)에 대한 조사가 처음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4일부터 12월2일까지 전국 3500여개 읍면동 중 지난 2012년 ▲평가미흡지역 ▲민원다수발생지역 등을 포함, 이동통신 음성통화 308개와 무선인터넷 235개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LTE 서비스는 이동통신 3사 모두 품질이 매우우수한 S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자별로는 LTE-A를 포함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3G 품질도 SK텔레콤이 KT보다 뛰어났다. 관심을 모은 광대역LTE는 오차범위내에 있어 평균속도만 공개됐다.

조사 결과를 놓고 사업자간 희비가 엇갈렸다. 인접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SK텔레콤, KT와 달리 2.6GHz 대역에서 새롭게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LG유플러스는 조사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SK텔레콤의 경우 새로 받은 인접대역 1.8GGHz에 투자를 집중해 트래픽을 분산시켰고, KT는 트래픽 여유가 많은 지방만을 측정해 속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LTE 품질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지만 사업자 비교에서는 가장 낮은 속도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공정한 환경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내년에는 조사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분야에서 1등을 차지했지만 큰 변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실험실처럼 정확한 속도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오차를 감안하면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소비자들의 품질 민감도도 과거처럼 예민하지 않다.  

유선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더 심하다.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를 제외하곤 대부분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S등급을 받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업자별 서비스 속도도 나오지 않았다. 이는 조사방식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통신서비스 품질이 평준화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가인터넷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조사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무의미한 영역에서 조사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실제 소비자가 궁금해할 만한 분야에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실내에서의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조사를 꼽을 수 있다. 오히려 실내의 경우 주파수 특성, 사업자의 투자정도 등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미래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실내에서의 품질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초고속인터넷 품질평가 자체가 큰 의미를 둘 수 없지만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는 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예산을 늘려야 좀 더 세밀한 조사가 가능한데, 예산증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는 7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다.

최병택 미래부 통신서비스기반팀장은 "서비스 변별력에 대한 문제 때문에 이번에는 등급 이외에 사업자별로 전송속도도 발표했다"며 "전반적으로 품질이 평준화되고 있어 소비자 선택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사업자의 투자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 팀장은 "과거에는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쉽지 않다"며 "건물내 이동통신 품질 등 세밀한 조사는 예산문제 때문에 진행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14. 1. 2.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