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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연결회사 기여도 추이 / 자료제공=KT
#지난해 3분기 KT (31,550원 보합0 0.0%) 영업이익은 3078억원이다. 하지만 이는 비씨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62개 자회사를 연결한 기준으로 KT 자체만의 영업이익은 1470억원에 불과했다.

연결회사 영업이익 기여분이 1608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실제로 △비씨카드 321억원 △KT스카이라이프 247억원 △KT렌탈 297억원 등 KT는 이익의 상당부분을 비통신 분야에서 얻고 있다.

KT처럼 통신사들이 이름과 달리 통신사업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소위 '빨래줄 장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통신'을 외치고 있다.

통신사들이 통신사업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유는 국내 통신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서다. 포화에 다다른 유선통신 사업은 이미 내리막길이다.

KT의 PSTN(일반전화) 가입자는 2012년 1분기만해도 1577만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1471만명으로 100만명 이상 감소했다.

유선전화 매출액은 2011년 3조8077억원에 달했으나 2012년 3조3756억원으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3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08년 약 5조4000억원에 달했던 PSTN 매출은 2012년 2조7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동통신사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5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국민이 휴대폰 1대를 쓰는 것도 모자라 많은 사람들이 2대의 휴대폰을 쓰고 있으니 가입자 증가는 더딜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매출이 가입자와 ARPU(가입자당 매출)의 곱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가 없으면 ARPU가 상승해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이 ARPU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LTE(롱텀에볼루션) 보급에 나서고 있지만 ARPU 상승은 제한적이다.

특히 ARPU가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매출이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통신요금이어서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요금 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신요금 20%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는 기본료 1000원 인하 등을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가입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자 통신사들은 우선 눈을 해외로 돌렸다. 다른 나라에서 통신사업을 시작하려 했지만 대부분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통신산업이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사업권을 얻기가 힘들고 나라별로 사정이 달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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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통신사들이 택한 것은 통신 이외의 사업이다. 특히 통신과 다른 산업을 결합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사용을 늘려 통신산업에도 긍정적이다.

KT가 금융, 렌탈, 미디어분야 회사를 잇따라 인수한 것은 통신만으로 KT를 성장시키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해서다.

지금까지 KT의 탈통신 전략은 성공적이다. KT는 통신분야에서는 성장이 정체돼 있지만 금융, 렌탈, 미디어 등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 덕분에 매년 외형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도 비전2020을 발표하면서 성장사업으로 △B2B 솔루션 △IPTV(인터넷TV) △헬스케어 등 통신 이외의 사업을 제시했다. 특히 SK텔레콤은 반도체회사인 하이닉스를 인수해 외형을 넓히고 있고 내부에 있는 플랫폼 사업은 SK플래닛으로 분사했다.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SK텔레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것도 SK텔레콤이 통신 이외의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다.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이 '탈통신 세계 일등 기업'을 다짐하는 등 적극적으로 탈통신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2년 구글TV를 내장한 IPTV를 세계 최초로 내놓으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플랫폼 전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통신사들이 탈통신에 주력하면서 본업인 통신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KT는 탈통신을 외치면서 이동통신 가입자가 감소하기도 했다. 황창규 회장 내정자에게 탈통신 뿐만 아니라 본업인 통신 경쟁력을 주문하는 이유다.

경쟁력 약화 우려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 LTE 가입자는 2011년 7월 사용화한 지 약 2년만에 3G 가입자를 추월하는 등 이동통신의 대세가 됐다.

뿐만 아니라 LTE보다 2배 빠른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와 광대역 LTE 구축에도 나섰다. 올해에는 광대역 LTE 전국망이 구축되고 하반기에는 LTE보다 3배 빠른 225Mbps의 광대역 LTE-A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고도화와 탈통신이라는 두마리 토끼 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by 100명 2014. 1. 2. 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