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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 3사에 ‘선택형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통신업계는 여전히 선택형 요금제 도입을 꺼리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 가운데 SK텔레콤(사장 하성민)만 선택형 요금제를 도입했을 뿐, KT와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지난해 5월 미래부의 통신비 경감방안 발표 후에도 LTE요금제에 선택형 요금제를 넣지 않고 있다.
선택형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데이터 요금을 소비자가 자신의 이용 형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요금제다.
SK텔레콤은 데이터는 250MB부터, 음성은 100분부터 선택해 요금을 조정할 수 있는 요금제를 5월22일부터 제공하고 있다.
업계는 선택형 요금제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설정해 사용하면 상당한 요금 절감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의 LTE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4만2천 원짜리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가 데이터 1.5GB와 음성 200분을 제공하고 SK텔레콤은 데이터 1.6GB와 음성 180분을 제공해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데이터 1GB를 더 이용하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가 5만2천 원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는 반면 SK텔레콤의 선택요금제에서 데이터 3GB와 음성 100분을 선택하면 4만1천 원을 내고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고 음성을 적게 쓰는 사람이 선택형 요금제를 활용하면 월 1만 원 이상 요금절약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데이터를 적게 쓰고 음성을 늘리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SK텔레콤 측은 선택요금제로 인해 연간 1천억 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미래부도 선택형 요금제 권고안이 포함된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방안 발표에서 1인당 1만5천 원~1만7천 원의 요금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LTE서비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통신 3사의 가입자 1인당 요금을 의미하는 ARPU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요금부담이 가중돼 선택형요금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통신 3사의 ARPU는 2102년 1분기 2만9천375원에서 지난해 3분기 3만3천576원으로 2년 만에 14.3%가 증가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2012년 1분기 2만7천204원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3만4천495원으로 26.8% 늘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ARPU가 늘면 수익성이 높아지지만 사용자에게는 가계 통신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미래부가 적정 가계 통신비로 세운 기준인 12만 원을 넘는 13만4천300원을 휴대폰 통신비로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미래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인당 3천500원 정도의 요금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래부의 발표 후 7개월이 지났음에도 KT와 LG유플러스의 선택형 요금제 출시는 불투명하다. 양사 모두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고만 할 뿐 명확한 시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안이 나온 지 10일 만에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한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통신사들이 준비할 것은 많지만 이익은 없기 때문에 별로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사용이 일상화된 3G 시절부터 선택형 요금제의 필요성이 대두됐음에도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선택형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는 것에는 돈벌이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택형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어날수록 LTE 이용자들의 ARPU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출시하더라도 지금의 SKT처럼 적극적인 홍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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