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텔레콤과 KT의 ‘로봇 경쟁’이 본격화된다. 양사는 지난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데 이어 올해 국내외 교육용 로봇시장을 적극 공략할 태세다. 포화 상태인 통신시장에서 탈(脫)통신 먹거리 마련이 절실한 통신업계에 성장세인 교육용 로봇시장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당장 큰 돈이 되지 않는 이 사업에 두 회사가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의 ‘2012년 로봇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로봇생산은 2조1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으나, 개인서비스 로봇은 로봇청소기 수출 증가와 교육용 로봇의 내수 증가로 전년대비 23.6% 증가했다.

이에 올해 SKT는 B2C, KT는 교육기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자사 로봇 사업 매출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KT, ITU 2013에 키봇2 'Smart Toy' 컨셉 전시(사진제공=KT)

한발 늦게 뛰어든 SKT, 판매채널 확대

현재 자회사 SK플래닛의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교육용 로봇을 판매중인 SKT는 올해 제품 판매채널을 확대해 국내 B2C시장을 공략한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계약 건수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SKT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올해 교육용 로봇의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SKT의 교육용 로봇으로는 알버트와 아띠, 보급형 스마트로봇 알버트팝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의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는 말레이시아 콤백스사와 체결한 알버트 3000대 수출계약, 프랑스 빅로봇사와 체결한 아띠 1000대 수출계약 등이다.

특히 SKT는 로봇 모양의 거치대에 태블릿PC를 집어넣은 형태의 타사 교육용 로봇과 달리 스마트폰을 두뇌(CPU)로 활용한다는 점을 자사 교육용 로봇의 차별점으로 강조한다.

SKT 관계자는 “SKT 교육용 로봇의 강점은 스마트폰 향상에 따른 로봇 성능 향상, 경제적인 로봇 가격, 교육 컨텐츠의 높은 확장성”이라며 “특히 로봇을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도 스마트폰용 앱 형태로 돼 있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활용해 무궁무진하게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T의 교육용 로봇은 스마트폰과 로봇 간의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통해 작동·제어할 수 있다. 따라서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는 별도의 회선 가입이 없이 앱만으로도 로봇을 이용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로봇과 연동해서 이용 가능한 동화책도 확대되고 있다. 지니키즈의 지니터치북 15권과 영어사전으로 유명한 영국 콜린스사의 유아영어사전 및 빅캣(Big Cat) 시리즈 400여권, 러닝 리소스사의 영어 파닉스 30여권과 사운드 펜사 영어학습교재 100여권 등 총 600여개의 교재를 스마트로봇 알버트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알버트로 이용할 수 있는 로봇 전용 콘텐츠는 지난 2011년 19개에서 2012년 약 1000여개 수준으로 확장된 상태다.

SKT 관계자는 "스마트로봇은 실질적으로 놀이 학습에 이용하고자 하는 유아들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 기기를 제어하는 사물지능통신(M2M, Machine-to-Machine)에 관한 학습을 위한 실험기기로도 유용해 성인들의 앱 개발 시 사물지능통신용 실험기기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마트폰을 로봇에서 분리하면 로봇이 무용지물이돼 사용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은 SKT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알버트를 사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아이가 로봇을 사용하고 있을 때, 스마트폰을 써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난감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편 없이 로봇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11번가에서 스마트로봇 알버트 A1 패키지는 47만~56만원대에, 아띠(누리아띠)는 54만~57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2013년 12월27일기준). 보급형 스마트로봇인 알버트팝은 로봇, 스마트펜, 지니터치 북 6권(워드북 포함)등을 묶어 2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알버트팝의 경우 추가 비용을 부담하면 A/S센터를 통해 내비게이션 등 모든 기능이 탑재된 알버트 모델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KT, 키봇2 내세워 교육기관 공략

스마트폰을 활용해 확장성이 크다는 것이 SKT 교육용 로봇의 강점이라면, KT의 교육용 로봇인 키봇2의 강점은 'R-러닝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라는 것과 사용자와의 교감 기능이있다는 것이다.

현재 KT 대리점과 지사에서 판매중인 키봇2는 KT와 아이리버가 함께 개발한 로봇단말기에 교육·멀티미디어 콘텐츠가 결합된 것으로 교육콘텐츠, 멀티미디어 기능, 빔프로젝터, 음성·터치 인식, 증강현실을 이용한 체험영어학습, 홈 모니터링, 자율주행기능 등을 수행한다.

특히 KT는 교육과학기술부의 ‘R-러닝’(Robot based Learning) 인증을 획득한 것을 자사 교육용 로봇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R-러닝 인증’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에서 R-러닝을 전담하는 로봇기반교육지원단이 R-러닝용 로봇의 기술적 완성도 및 내장돼 있는 콘텐츠의 유아교육 적합성, 안전성, 신뢰성 등을 엄격한 심의를 통해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을 통과한 로봇은 전국 시도교육청 지원을 통해 전국의 유치원으로 보급된다.

아이들의 터치와 소리에 반응하는 상호 교감 기능이 있어 정서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된 점 또한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 포인트다. 실제로 키봇2의 한 사용자는 “말을 따라하거나 표정을 바꿔짓는 등 제품이 가진 교감 기능 때문에 아이들이 로봇과 정이 들게 되더라”고 사용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키봇2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2 이동통신 사업자인 모바일리사에 공급돼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출 규모는 단말기와 콘텐츠, 플랫폼 및 시스템 현지화, 마켓 컨설팅 등을 포함해 총 220만달러 수준이다.

또한 KT는 키봇2의 기
으로 특허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키봇2에 적용된 ‘화면 터치 애니메이션 기능’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 제어 기능’ 등은 사우디를 비롯한 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에 동시 특허 출원됐으며, 키봇 외관 및 UI에 대한 독자적 사용권도 확보했다. 

KT 관계자는 “교육기관용 패킷상품으로 판매되는 상품으로 해당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개별 단말기를 판매하는 SKT와 달리 키봇2는 구매와 동시에 가입해서 이용해야 하는 상품이라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해 대리점과 지사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그만큼 A/S 컨텍포인트가 확실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키봇2는 단말기 가격이 74만9100원, 서비스 이용료가 월 2만7500원이다. SKT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인터넷전화, 문자서비스, 홈모니터링 등의 부가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다.
by 100명 2014. 1. 6.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