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기 임원인사 건너뛰고 1월 말로 연기한 KT
KT가 정기 임원인사 시기를 연말에서 새해 1월 말로 연기해 그 내막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년 12월 말에 임원 인사를 단행하던 KT가 이번처럼 해를 넘기기는 이례적인 일. 황창규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 후 임원인사를 일괄 단행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영입된 '낙하산식 외부 영입 임원'의 거취도 이달 말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6일 KT 고위 관계자는 "매년 12월 말 단행하던 전체 임원인사가 황창규 신임 CEO 공식 취임시기를 고려해 1월 말로 연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간 KT 임원들은 매년 12월 31일에 회사와 연봉계약을 해왔지만 지난해 12월 31일에는 하지 않았다"며 "KT 전체 임원들은 황창규 신임 CEO가 공식 취임한 후인 이달 말에 연봉계약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T가 이례적으로 임원인사 시기를 1개월 늦춘 이유는 황창규 KT CEO 내정자의 '색깔'에 걸맞은 임원인사를 위한 사전포석이란 분석이다. 한마디로, 황 내정자에게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하는 KT 전체 임원의 생사를 결정할 '칼자루'를 넘기기 위한 기존 경영진의 '지각 인사' 조치인 셈이다.

자칫 표현명 KT CEO 직무대행이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섣불리 단행할 경우 1월에 황 내정자가 공식 취임한 후 재차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석채 전임 KT 회장 시절 영입된 '외부 낙하산 임원'에 대한 옥석 가리기 인사 여부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핫이슈로 부상한 상황이어서 황 내정자 취임 전 임원인사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점도 작용했다.

KT 관계자는 "표현명 CEO 직무대행이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면 뒷말이 무성할 수 있어 황창규 내정자에게 임원인사의 '칼자루'를 넘기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달 말 임원 인사에서 30여명의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에 대한 인사다.

결국, 외부 영입 임원의 거취는 이달 말 임원 인사에 의해 최종 결정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외부 영입 임원 중 본래 계약기간인 12월 31일이 지난 현재까지 퇴사한 인물은 정성복 전 부회장이 유일하다.

현재 KT 내부에서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된 외부 임원은 전원 일괄 사표를 받아야 한다"는 강경론과 "성과와 능력에 따라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온건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한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황 내정자가 외부 영입 임원들에 대한 '일괄 사표'보다는 '옥석 가리기'식 임원인사를 통해 화합과 도약에 나서야 한다"며 "CEO가 바뀔 때마다 외부 영입 임원이란 이유로 무작정 내쫓는다면 향후 KT에 와서 일하려는 외부 우수 인재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by 100명 2014. 1. 7. 07:27